'우유주사' 프로포폴 대량 불법유통
병원·제약회사 지원등 3명 구속… 한사람에게 100ml까지 투약
온라인팀
| 2012-10-29 17:02:00
병원과 제약업계에서 속칭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을 대량으로 빼돌리다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박성진)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프로포폴(propofol)'을 불법으로 유통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서울 강남에 소재한 H피부성형외과 부원장 겸 상담실장 이모(35·여)씨와 간호조무사 출신 황모(33·여)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또 같은 혐의로 M제약회사 한모(29)씨를 구속 기소하고, 투약자 황모(31·여)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씨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H제약 영업사원 이모(구속)씨와 M제약회사 영업사원 한씨로부터 불법으로 빼돌린 프로포폴 앰플 2665개(5만3300㎖)를 2100여만원을 주고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불법으로 구입한 프로포폴을 같은 병원에서 일했던 간호조무사 출신 황씨에게 전달한 뒤 투약관련 도구와 장소 등을 제공했다. 황씨는 출장을 다니면서 주사를 놓는 이른바 '주사 아줌마'로 활동했다.
이런 수법으로 이씨와 황씨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서울 논현동 오피스텔 등에서 정모씨를 포함한 6명에게 1억11750만원을 받고 프로포폴 앰플 1468.5개(2만9370㎖)를 판매, 투여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자신이 직접 병원 피부관리실에서 1회용 주사기에 프로포폴을 옮겨 담은 뒤 수액이나 비타민영양제와 함께 불법으로 투여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주로 20~30대 여성들을 상대로 20차례에 걸쳐 20㎖의 프로포폴 앰플 46개를 520만여원을 받고 넘겼다.
조사결과 이씨는 주로 병원 사무실의 캐비넷이나 자택 옷장, 자신의 고급 외제승용차에 프로포폴을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황씨는 이씨한테서 퀵서비스를 통해 프로포폴을 전달받은 뒤 자택에 있는 여행용 가방이나 옷장 위에 얹어두는 수법으로 몰래 보관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이씨로부터 불법으로 판매·투여할 목적으로 보관중이던 프로포폴 9950㎖를 전량 압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프로포폴 엠플 1개가 20㎖인데 많이 맞는 사람은 50~100㎖까지 투여했다"며 "추가 범행은 더 조사를 하고 있"고 말했다.
아울러 검찰은 병원에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판매한 제약회사 직원도 추가로 적발했다.
한씨는 이씨에게서 '프로포폴을 무자료(세금계산서를 주고받지 않는 거래)로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수시로 프로포폴을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한씨의 자택에서 회사에서 빼돌린 20㎖ 용량의 프로포폴 앰플 50개를 상자째로 보관중인 사실을 적발하고 모두 압수했다.
검찰은 제약회사의 허술한 관리에 따른 직원 개인의 비리인지, 마약류 특성상 관리가 힘들고 반품을 처분하기 위해 회사 측의 묵인하에 이뤄진 구조적인 불법 반출인지를 수사 중이다.
만약 제약회사 영업직원이 수익을 회사에 넘긴 정황이 드러날 경우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반출로 보고 수사를 제약업계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지난해 3월 황씨로부터 프로포폴 앰플 3개를 30만원에 매수한 투약자 황씨도 불구속 기소했다.
황씨는 올해 10월까지 76차례에 걸쳐 프로포폴 앰플 486.5개(9730㎖)를 매수해 상습적으로 투약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투약자들의 직업은 무직도 있고, 유흥업소 종사자도 있다"며 "(아직까지)유명인은 없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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