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공무원 '횡령 76억' 흥청망청
아내 사채놀이 빚 48억 갚아주고… 타인명의로 아파트 사고…
온라인팀
| 2012-10-30 15:10:00
전남 여수시가 시청 8급 공무원 김모(46)씨의 76억원 횡령액 대부분을 찾아 회수할 예정이었지만 검찰 수사상 회수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김충석 여수시장은 지난 22일 언론과 시민단체가 모인 가운데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기능직 공무원 김모씨가 3년간 수십억원을 공금 횡령한 것에 대해 대시민 사과했다.
김 시장은 사과와 함께 자체적으로도 은닉재산 등 철저한 조사를 통해 공금을 회수하고 더 이상 같은 일이 발생치 않도록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책임자 및 관련자를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국장급 이상 간부 공무원들도 시장과 함께 줄지어 공금회수, 재발방지를 다짐했다.
여수시는 광주지검 순천지청의 수사 중간 발표 전인 29일 오전에도 회의를 통해 3년간 수십억원의 공금횡령이 가능했던 원인을 찾고, 돈을 최대한 회수 한 뒤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는 이 같은 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76억원의 용처가 파악 되지 않고 있던 지난 일주일간 고향 땅에 묻었다는 등 은닉에 대한 소문이 퍼지며 회수에도 한 가닥 희망이 있었지만, 검찰 수사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검찰은 김씨가 횡령한 76억원 가운데 본인과 차명 계좌에 남은 돈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48억원이 아내 김모(40)씨의 사채놀이 빚을 갚는데 들어갔다고 밝혔다.
여수시는 자체조사를 통해 주식 투자한 바가 없는 등 은닉 가능성을 높게 보고 일정 부분 회수가능성을 꿈꿨지만, 며칠 만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여수시는 김씨 명의의 아파트와 횡령금이 유입된 친인척 명의의 부동산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했다. 기대했던 은닉자금은 검찰수사에서도 드러나지 않아 시민의 혈세 환수는 어려운 실정이다.
검찰은 여수시공무원 수십억 횡령 사건 중간 수사 발표를 통해 “허술한 재무관리시스템이 어처구니없는 대형 국고 손실을 초래했지만 대부분 빚갚는데 사용해 사실상 회수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여수시 한 공무원은 “시장까지 나서서 사과하고 횡령금회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검찰 수사결과상 사실상 어려운 일이 됐다”며 “사라진 여수시 돈 수십억원을 보충하기 위해 또다시 시민의 혈세가 들어간 시 예산을 투입해야 되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고 고개 저었다.
/뉴시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