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 위장 마약' 멕시코 밀반출
감기약으로 속여… 국내 최대 규모 6000만명 동시투여 가능
온라인팀
| 2012-11-01 15:09:00
마약 원료인 '염산슈도에페드린'이 함유된 감기약 1950만정을 청국장으로 위장해 멕시코로 밀반출한 50대 여성이 경찰에 덜미를 붙잡혔다.
밀반출한 감기약으로는 6000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을 만들 수 있다. 현재까지 적발된 마약류 밀반출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로 시가로는 4조8000억원 상이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1일 염산에페드린이 함유된 감기약을 멕시코로 밀반출한 임모(50·여)씨를 약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감기약 9만3000정을 압수했다.
임씨는 멕시코 거주 김모(50)씨에게 염산슈도에페드린 성분이 대량 함유된 감기약 N사 A정과 S사 B정을 사달라는 부탁을 받고 지난 2009년 5월부터 최근까지 의약품 도매상으로부터 모두 1950만정을 30억원에 사들여 김씨에게 43억원에 판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임씨는 인터넷 띠모임 카페에서 알게 된 김씨와 인삼 등 한약재를 거래하다 감기약을 사달라는 부탁을 받고 범행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임씨는 임씨가 알려준 방법대로 제분소에서 감기약을 가루로 만들어 간장과 반죽한 후 그 위에 청국장을 덮어 보따리상을 통해 멕시코로 밀반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감기약을 통관과 검역이 소흘한 식품류인 청국장으로 위장한 점, 보따리상을 통해 밀반출한 점, 거래 익명성, 도매상인 진술 등을 토대로 밀반출된 감기약이 필포폰 제조 원료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에 따르면 염산슈도에페드린은 마약인 필로폰 제조 원료로 사용된다.
밀반출된 감기약 N사 A정과 S사 B정 1정당 염산슈도에페드린 125㎎이 함유돼 있으며 이중 100㎎을 추출해 필로폰 만들 수 있다. 1인당 30㎎씩 3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경찰은 멕시코 현지 거래상 김씨를 추적하고 있다.
아울러 마약류 원료로 사용될 수 있는 감기약이 해외로 밀반출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보고 의약품도매상 등을 상대로 불법 유통 여부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마약류 원료는 최근 국제특급우편 등을 통한 밀반출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통관이 쉬운 보따리상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임씨가 2년전부터 마약 원료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그만 두려했지만 수익성 때문에 그만 두지 못했다"면서 "청국장으로 위장하는 수법과 밀반출을 맡은 보따리상 모두 김씨가 알려줬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김씨에게 감기약을 판매한 무허가 의약품 도매상 이모(60)씨 등 3명과 이씨 등 무허가 도매상에게 감기약을 공급한 의약품 도매상 정모(58)씨, 감기약을 빻아준 제분소 사장 오모(58)씨, 밀반출을 담당한 보따리상 최모(58)씨 등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는 이씨 등에게 감기약 1950만정을 15억원에 판, 이씨 등은 임씨에게 30억원을 받고 되판, 오씨는 100㎏에 20만원을 받고 감기약을 빻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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