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 3당 3색
새누리 “권력사냥꾼들의 인수합병”
이영란 기자
| 2012-11-04 14:13:00
문재인 “단일화 꼭 해야”...안철수, 묵묵부답
[시민일보]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간 단일화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
우선 새누리당의 공세가 거세다.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김근식 수석부대변인은 4일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결합은 권력 사냥꾼들의 M&A(인수 합병)”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김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두 진영의 후보단일화 핑퐁게임을 보노라면 기업사냥꾼들의 기업 M&A와 별반 다르지 않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또 “대선을 40여일밖에 남겨놓지 않았지만 유권자들을 ‘단일화’라는 긴 터널 속에 가둬놓고 서로 자신의 지분 확대 경쟁에만 골몰하는 모습”이라며 “안철수 후보는 지난 2일 민주통합당의 총선 패배와 관련해, ‘계파를 만들어 총선을 그르친 분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인수합병을 앞두고 사실상 민주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 진영의 정리를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는 정책이나 세력 기반에서 쉽게 섞일 수 없는 DNA가 다른 구조”라며 “두 진영이 만나는 지점은 적대적 M&A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원탁회의니 재야그룹이니 소위 ‘장외세력’의 애절한 훈수(?)에도 불구하고, 권력사냥꾼들 사이의 협상은 궁극적으로 아름다운 것과는 거리가 먼 ‘먹느냐, 먹히느냐’의 게임을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간이 없다고 장외세력들은 침이 마르는 모양이지만 진짜 속 타는 것은 국민들이다. 필기-실기-면접과정 모두 생략하고 ‘단일화 로또’로 판을 끝내자고 하니 말”이라며 “문재인?안철수 후보는 1년 남짓의 정치신인급이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는 로펌 변호사로, 안철수 후보는 기업 CEO 출신으로 기업 합병에는 할 말이 많으신 분들이다. 그런 두 후보가 대한민국과 국민을 전리품으로 삼아 대선판을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문재인 후보측이 단일화 논의에 속도를 내려 하지만 안철 후보 측은 여전히 냉담해 좀처럼 탄력이 붙지 않고 있다.
실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캠프간 단일화 감정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두 후보 역시 전략요충지인 호남에서 조우해 신경전을 벌였다.
문,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전북 익산 원불교 중앙총부 반백년기념관에서 열리는 원불교 제14대 종법사 취임식에 참석해 만났다.
문 후보는 원불교측에 "두 사람이 함께 만나서 국민들이 좋아하는데 이렇게 자리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의미를 크게 부여했다. 문 후보는 또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단일화 꼭 해야죠"라며서 안 후보측은 압박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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