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파 기용한 아버지 박정희 인사정책 본 받아야

능력보다 도덕성 중시하는 국민정서, 비공개 안돼

전용혁 기자

| 2013-01-31 11:37:00

[시민일보] 새누리당 전신 한나라당에서 윤리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인명진 갈릴리 교회 목사는 김용준 총리 지명자 자진사퇴 정국과 관련, “잘못된 인사정책 때문에 5년 내내 국민 불신의 짐을 떠안게 된 이 정부 초기의 시행착오와 비교된다”고 우려했다.

인 목사는 31일 “3명의 장관 후보가 청문회 과정에서 낙마될 만큼 이명박 정부에서 가장 잘못한 것이 인사정책”이라며 “박근혜 당선인이 이 정부의 고소영내각, 회전문인사 등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을 보고 반면교사로 삼아 잘 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는 것을 보니 걱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역대 정부를 보면 인사를 잘한 정부가 성공을 했는데 예를 들어 박정희 정부의 성공은 (자신을 반대했던 신문사 사장, 최두선을 초대총리로 기용하는 등) 초기 인사를 잘했기 때문”이라며 “인사는 감동이 있어야하는데 그것이 아니라면 도덕적으로라도 인정받는 인사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사문제에 있어서 박근혜 당선인에게 반대파를 등용한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책을 본받으라고 주문한 것.
그러면서 인 목사는 ‘이대로라면 누가 인사청문회를 통과 할 수 없다. 비공개로 능력만 검증하자’는 새누리당 고위인사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지금 거론되는 사람들 보면 법조인 내지는 보수적인 사람들 뿐 인데 결국은 인사 툴이 적다는 얘기”라며 “(이상돈 교수가 언급한 것처럼) ‘대개 돈과 자기 가족에게만 관심 있는 집단’인 법조인만 고집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천하에서 인재를 찾으면 훌륭한 분들이 많다. 누구나 다 위장전입하고 땅 투기하는가. 야당까지 시야를 넓히면 도덕적으로도 얼마든지 존경받고 능력있는 분을 찾을 수 있다”며 경제부총리 적임자로 민주통합당 이용섭 후보를 추천해 눈길을 끌었다.

인 목사는 “지금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경제위기나 남북문제 등은 한 종파에 소속된 몇 사람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해야 나라가 바로 될 수 있고 박근혜 정부가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총리후보 지명에 앞서 박 당선인이 서류검증만 제대로 했어도 사전여과가 가능했을 거라는 비판여론에 대해 인 목사는 “김용준 총리 지명 당시 근본적인 도덕적 검증보다는 총리직을 제대로 수행하실 수 있는 지 등 미래지향적 관점부터 살폈어야 한다”며 “특히 (도덕성 검증은) 지명자와 같이 근무했던 주변사람들한테만 들어봤어도, 또 아들의 친구들한테만 들어봤어도 걸러낼 만한 일이었다는 말이 들리는데 이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국민적인 신뢰를 떨어트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투명하지 않은 인선시스템이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 박 당선인의 저조한 지지율로 이어지고 있다는 경고인 셈.

인 목사는 또 인사청문회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해 “그렇게 침묵만 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라며 “김용준 총리 후보자처럼 이동흡 후보자도 (자진사퇴로)본인의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인사청문회 개정 움직임에 대해 “우리나라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도덕성 검증이 능력이나 정책 검증에 앞서는 국민정서가 있다”며 “도덕성 문제를 비공개로 한다면 국민들이 가만히 있겠는가. (인사대상자)개개인의 고충 있겠지만 제도와 정치발전 등을 위해서라도 개인의 도덕성과 윤리문제 등을 다 내놓고 국민들에게 검증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우리보다 훨씬 앞서서 민주주의를 하고 인사청문 제도를 도입했던 미국은 자체적인 검증을 하면서도 언론에 흘려서 간접 검증을 받고 있다”면서 “(일부 언론 문제 지적되기는 하지만) 언론을 통해 간접 검증을 받는 건 최선의 방법”이라고 ‘언론에 내정자를 흘려서 검증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한 박 당선인의 최근 발언을 반박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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