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前 한은총재 "부동산 부양으로 경기침체 해결, 위험한 발상"
"집값 안정시켜 부동산 중심사회 벗어나야"
박규태
| 2013-04-01 16:18:00
[시민일보]정부가 부동산종합대책을 발표한 1일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경기 침체를 부동산 부양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총재는 이날 SBS <서두원의 시사초점>과의 인터뷰에서 "현 상태에서 집값을 올리려고 하지 말고 안정을 시켜서 부동산 중심사회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부동산의 장기 해법이라고 하는 것은, 집값은 더 내리고 우리 후손들. 젊은이들의 소득은 더 올려서 이 사람들이 집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지금의 고통은 길게 보면 정상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침체의 근본 원인에 대해 그는 "우리나라는 부동산이 폭등하고, 그러면 규제하고, 그러면 침체하고, 그러면 부양하고, 그러면 폭등하고 이런 악순환을 수십 년을 되풀이 해왔다"며 "그동안 폭등하다보니까 우리의 후손들, 오늘의 젊은 세대들은 월급을 받아서 집을 살 수 없게 돼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값을 올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시장 질서를 왜곡시키고 있는 현재의 지나친 규제. 예를 들면 분양가 상한제. 이런 것은 손을 봐야할 것"이라면서도 "주택 담보 대출 인정 비율이나 총부체상환비율과 같은 이런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 이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담배와 주류에 세금을 대폭 올리자는 움직임에 대해 "국민 건장 차원에서 담배 값을 올리는 것은 장기적인 방향으로서는 옳지만 세수 증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담배나 술에 대한 세금을 주로 저소득층이 부담하기 때문에 이것을 올리려면 저소득층에 대한 대책이 먼저 마련되고 그 다음에 올리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추가경정예산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가 이번에 추경을 편성하려고 하는 것은 잘 하는 일"이라며 " 가령 20조 규모로 추경을 짠다고 하더라도 올해 세입 부족분을 메꾸고 나면 경기부양에 쓸 수 있는 돈은 절반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규태 기자 pkt10@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