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硏 “내년 환율 1050원선 방어 힘들것”

“생산 정체되는 일본형 성장둔화 리스크 우려”

뉴시스

| 2013-11-05 14:48:46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내년에는 1000원대 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5일 ‘빨라진 원화강세 한국경제 위협한다’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현재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외화공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9월까지 경상수지 흑자는 488억 달러로 지난해 전체 흑자 규모인 431억 달러를 넘어섰다.


더욱이 원화가 저평가된 상태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절상압력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지적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원화환율은 4.3% 가량 저평가 됐다.


보고서는 이런 원화절상 추세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환당국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기 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원화절상을 억제하려 한다는 해외의 시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원화절상 속도를 늦추는 정도의 효과가 예상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올해 달러당 1050원선을 지킬 수 있더라도 내년에는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에도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와 함께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원화절상으로 일본과 같은 장기 저성장의 악순환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재 우리나라 상황은 1980년대 후반 일본과 닮았다고 밝혔다. 수입의 가격탄력성이 높지 않다는 점과 원자재가격이 하향안정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 해외투자가 계속 늘어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보고서는 “원화절상 기조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기업의 해외 투자 유인이 커질 수 있다”며 “결국 원화절상과 경상수지 흑자가 공존하면서 국내 제조업 생산이 정체되는 일본형 성장둔화 리스크가 우리나라에서도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해외자본 유입에 의해 국내금융시장이 위협받을 경우 선물환포지션 규제,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은행 단기차입에 대한 부담금 부과 등 ‘3종세트’의 추가 강화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규제완화와 인프라를 늘려 내수부문에서 수요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