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공공도서관 확충사업 만전

보고 듣는 즐거움 한 보따리...'감성 충전' 문화 사랑방 역할 톡톡

이대우 기자

nice@siminilbo.co.kr | 2014-03-18 13:48:46

1동 1작은도서관 설치...구립도서관 7곳 운영
가양유수지 부지에 열람실 등 갖춘 공공도서관 내년 3월 문열어
도서관 상호대차시스템 전면 확대...전문사서 지정해 운영 도와

▲ 가양1동에 위치한 도란도란 작은 도서관에서 노인 자원봉사자가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모습. ▲ 규모는 작지만 지역 주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우장산동 주민센터 내에 마련된 작은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아이들의 모습. [시민일보=이대우 기자] 공공도서관은 누구나 별도의 비용을 내지 않아도 책을 읽을 수 있어 항상 주민들의 수요가 많은 문화시설이다. 또한 도서관이란 특정 거점에 주민들이 모여 마을공동체를 강화하고 주민간의 친목을 다질 수도 있는 공간이다. 이 때문에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서관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강서구도 마찬가지다.

▲강서구의 도서관 현황
강서구는 2010년 이후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도서관 확충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 결과 2010년 4곳이던 구립도서관이 현재 7곳으로 늘어난 상태다. 2012년 등빛도서관과 강서영어도서관을, 2013년에는 곰달래도서관을 개관했다. 이들 도서관의 회원수는 7만7000여명까지 늘었고 2013년의 연간 도서관이용객은 130만명에 이를 정도로 주민들의 호응이 좋다. 다른 자치구의 구립도서관이 대체로 3~5곳임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이와함께 구는 2012년부터 꾸준히 ‘1동 1작은도서관’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지난달 26일 화곡3동에 책마루도서관을 마지막으로 지역내 모든 동에 1개의 작은도서관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 이를 위해 그동안 주로 도서열람의 기능을 담당해오던 주민문고를 작은도서관으로 확대·개편했다. 이 도서관들은 주민들이 많이 찾는 동 주민센터에 위치해 있어 애초에 도서관을 이용할 생긱이 없던 주민들도 책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는 장점이 있다.

▲마을공동체의 거점공간 '작은도서관'
구는 단순히 작은도서관을 조성한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을 꾸준히 펼쳐왔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으로 13만여명의 주민들이 작은도서관을 이용했고 20곳의 작은도서관에서 11만권이 넘는 장서를 갖추게 됐다. 작은도서관은 도서를 열람·대출하는 도서관의 고유기능과 함께 세미나, 연주, 전시회 등의 다양한 문화행사를 함께 수행하기 때문에 문화복합센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등촌3동의 큰마음도서관은 작은도서관 중에서도 가장 작은 규모지만 여름방학특강, 작가와의만남, 부모와 함께하는 종이접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방화1동의 글벗누리도서관에서는 ▲매주 화요일 노인들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어린이들이 소감문을 발표하는 ‘실버 이야기 보따리’ ▲매주 금요일 영·유아들에게 음성으로 동화를 들려줘 언어감성 개발에 도움을 주기 위한 ‘구연동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강서영어도서관에서 직영하는 화곡4동 볏고을도서관은 특성을 살려 영어뮤지컬 등의 특성화프로그램을, 발산1동의 책향기도서관은 주민들의 재능기부로 작은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양과 질을 동시에
도서관의 양이 충분하다고 해도 운영의 질이 낮으면 주민들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도서관이 책 창고가 아니라 지식을 얻는 데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종합문화공간이 돼야 질높은 도서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작은도서관은 전문지식이 부족한 일반 주민들이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작은도서관 운영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올해부터 구립도서관의 전문 사서들을 작은도서관에 담당지정해 운영을 지원하도록 했다. 이들은 도서관 운영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연계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 등을 담당하게 된다.
한편 작은도서관은 지역주민들의 주도로 운영하는 것이 본래 취지인 만큼 이를 살리기 위해 도서관의 관리를 담당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도 실시 중이다. 도서관실무, 독서활동지도, 북시터 등의 내용을 다루는 ‘도서관 운영 아카데미’가 그것이다. 현재까지 35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이 교육을 이수해 단순한 봉사자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높은 전문성을 갖춘 구민사서로 활동하고 있다.
이와함께 도서관 이용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에는 구립도서관 7곳 사이에만 시행되던 상호대차시스템을 올해부터 작은도서관 20곳까지 전면 확대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시스템 구축을 거쳐 현재는 시범운영 중이다. 시범운영한 결과를 토대로 발견된 문제점들을 보완해 구는 올해 하반기부터 상호대차서비스를 본격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구립도서관보다 접근성이 높은 작은도서관에서 강서구의 모든 도서관의 자료·장서를 편리하게 열람하고 대여할 수 있게 된다.
구는 작은도서관에 지속적으로 새로운 책을 비치해 이용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구립도서관 1곳에 5개 이상의 기업·단체를, 작은도서관 1곳에 1개의 기업을 매칭해 도서기증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지속적으로 장서를 확충할 계획이다.

▲앞으로의 도서관 확충
내실있게 운영되는 도서관이 많을수록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강서구는 다른 자치구에 비해 도서관 수가 약간 많다는 사실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10개 이상의 공공도서관을 확충할 계획을 세웠다.
현재 가양동 가양유수지 부지에 3층 규모의 도서관을 조성하기 위한 공사를 진행 중이다. 교양강좌실, 세미나실, 열람실 등을 갖춘 3000㎡ 규모의 도서관이 들어설 예정이며 내년 3월 개관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도서관을 이용하기 불편했던 가양동 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고 교육 불균형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작은도서관 설립도 계속 추진된다. 현재 1동 1작은도서관 사업이 완료돼 모든 동에 작은도서관이 있지만 구는 활용가능한 공간이 생기면 가능한 한 작은도서관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는 염창동지역정보센터와 내발산동 서울시 공공기숙사에 작은도서관이 만들어진다. 구는 그동안 주로 작은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주민문고를 작은도서관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사용해왔지만 앞으로는 공동주택이 의무적으로 설립해야 하는 작은도서관의 공립전환, 기부채납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확충해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노현송 구청장은 “도서관은 단순히 도서를 대여만 하는 곳만은 아니다. 독서교실, 자녀독서지도, 독후감 모집 등 독서와 관련된 것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지역사회에 다양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도서관을 주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확충해나갈 것이며, 유휴공간이 있으면 제일 먼저 작은도서관을 조성하겠다. 걸어서 10분 이내 도서관을 접할 수 있는 도서관 천국을 조성해, 교육을 위해 이사오고 싶은 강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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