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여름철 수해방지대책 만전

물길 넓히고 水防 인프라 확충...'물폭탄 제로' 안전도시 선언

박기성

pks@siminilbo.co.kr | 2014-04-16 14:09:56

▲ 오는 2015년 준공 예정으로 공사가 진행 중인 마곡2빗물펌프장의 모습. 이 펌프장은 30년 빈도의 폭우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신월 빗물저류 배수시설 지하터널 오는 2016년 5월 완공 예정
펌프장 5곳 배수능력 향상 박차...경사도 조정ㆍ용량 증설 추진

[시민일보=박기성 기자] 여름에 예상치 못한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강변이나 계곡과 같은 곳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물에 사람이 휩쓸려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고 서울과 같은 도심이라면 홍수, 침수 등으로 인해 주민들이 수해를 입을 수 있다. 서울 강서구는 다가오는 여름철 장마와 집중호우에 대비해 다양한 '수해방지대책'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최근들어 환경오염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기상이변이 발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전국 각지의 벚꽃 개화시기가 예년에 비해 이른 것도 최근 기온이 봄 답지 않은 초여름 날씨를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의 고온 현상은 꽃이 일찍 피고 사람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등 가벼운 변화에 그쳤지만 여름과 겨울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 화곡동 일대 저류배수시설 설치
강서구에서도 화곡동 일대는 장마로 인한 비나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매번 피해를 입는 고질적인 침수지역이다. 구는 이 지역의 침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신월 빗물저류 배수시설’의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강서구 화곡1동 월정로부터 안양천의 목동빗물펌프장까지 구간의 지하 40m 지점에 지름 7.5m, 연장 3.38km의 지하터널을 설치하는 공사다. 구는 1300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해 5월 공사를 시작했고 오는 2016년 5월쯤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이 터널이 설치되면 상습 피해지역인 화곡동에 내린 비를 터널을 통해 안양천으로 직접 방류할 수 있게 된다. 이 터널의 규모는 2010년 9월 강서구 지역에 내렸던 30년 빈도의 시간당 95mm의 폭우를 감당할 수 있는 양이다. 이 터널이 완공되면 여의도 공원의 7배 규모인 165ha 면적의 침수 피해가 예방될 것으로 전망된다.

▲ 빗물펌프장 시설 확충
빗물펌프장은 장마, 집중호우 등으로 강과 하천의 수위가 높아서 자연배수가 되지 않을 때 낮은 지역에 고인 물을 강제로 하천으로 배수하는 홍수·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중요한 시설이다. 특히 강서구는 한강 하류지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강서구 지역에 비가 많이 오지 않았더라도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로 인해 수위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아 빗물펌프장의 중요성이 더 크다.
구는 지역내 6개 빗물펌프장 가운데 이미 시설확충 공사가 완료된 가양펌프장을 제외한 나머지 빗물펌프장의 분당 배수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분당 배수량이 ▲공항펌프장은 540톤에서 860톤으로 ▲방화펌프장은 820톤에서 1320톤으로 ▲염창2펌프장은 860톤에서 1240톤으로 성능이 개량된다. 마곡1빗물펌프장은 30년 빈도의 강우량도 처리할 수 있도록 상향 보강하고, 같은 규모의 마곡2빗물펌프장을 오는 2015년까지 신설할 예정이다. 따라서 마곡지구는 오는 2015년까지 분당 배수량이 4184톤에서 6680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 하수암거, 하수관 정비
집중호우가 내릴 때 하수시설이 제기능을 못하면 빗물 역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구는 특히 하수시설의 노후도가 심한 화곡1동, 등촌1동의 배수분구를 보수·보강해 원활히 빗물이 흐를 수 있도록 배수시설의 경사도를 바로잡고 용량을 증설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역내 총 476km가 설치된 하수시설물의 설계기준을 강화해 통수능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간선 관거의 경우 현재 10년 빈도인 시간당 75mm의 처리능력을 30년 빈도인 95mm로 확대하고 지선 관거는 5년 빈도인 시간당 62mm에서 10년 빈도로 상향 설계하기로 했다.
또한 비가 오면 상습적으로 침수되는 강서구청 사거리와 가양동, 등촌동의 저지대의 침수를 막기 위해 강서구청사거리, 가양이마트와 가양펌프장을 각각 연결하는 하수암거의 정비공사가 내년 말에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진행 중이다. 공사가 끝나면 폭우가 내려도 빗물이 일단 가양유수지로 유입돼 비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는 150억원을 투입해 비가 많이 내리면 하수병목 현상이 발생해 주변에 피해를 주던 가양이마트~가양빗물펌프장 구간의 2.5x2.5m 규모의 하수암거를 3x2.5m로 확대하는 공사도 함께 추진 중이다. 공사가 완료되면 등촌1·2동, 가양동 지역의 침수피해가 줄어들 예정이다. 이 공사는 오는 2015년 준공 예정이다.

▲ 산사태 예방 조치
비가 일시에 많이 내리면 산의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실제로 2011년 서울 서초구의 우면산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큰 재산피해를 남긴 전례가 있다. 강서구에는 봉제산을 비롯한 7개의 크고 작은 산이 있어 대비를 소홀히 할 경우 언제든 비슷한 사고가 일어날 우려가 있다.
구는 만에 하나 벌어질 수 있는 산사태에 대비해 주택가 주변의 절개지와 계곡수의 흐름을 고려해 '산사태 예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등산객이 많은 화곡동의 봉제산을 포함해 19곳에 산림내 배수로, 석축계곡수로, 계곡바닥, 사면정비 등 산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시설을 갖추고 정비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구는 집중호우·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오는 5월 중에 관련 작업을 모두 마무리하기 위해 현재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공사 후에도 관련부처 공무원들이 주기적으로 순찰과 안전점검을 실시해 시설물을 철저히 점검하고 산사태로 인해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에 피해가 없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 침수피해 예방시설 설치 및 일제점검
비로 인한 피해 중 저지대의 주택 인근에서 하수도관이 역류하는 것은 매우 흔한 경우다. 구는 역류를 막기 위해 상습 침수지역에 우수 역류방지기와 물막이판 설치를 지원한다. 대상은 침수로 인한 피해를 입은 적이 있거나 피해가능성이 높은 가구다. 반복적으로 침수피해를 입은 가정은 우선지원 대상이다. 구는 건물주나 세입자의 요청을 받아 현장조사를 거쳐 관련 설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구는 여름철 집중호우가 발생하기 전에 안양천, 굴포천과 빗물펌프장, 수문, 유수지 등 수해 예방을 위한 시설에 대해 일제점검을 실시한다. 관련 부처 공무원과 전문가들이 점검을 실시해 발견한 문제점을 여름철이 되기 전에 보수해 기능을 유지하고 수해를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노현송 구청장은 “구의 수해는 현저하게 줄었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변화되면서 국지성 호우가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강서 전역에 작은 빗물받이 하나도 지나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 큰 재난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전 준비태세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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