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추정 시신 옷차림 허름 노숙인 같아?
문찬식 기자
mcs@siminilbo.co.kr | 2014-07-22 07:37:36
[시민일보=문찬식 기자] "처음 시신을 발견했을 때 옷, 신발 등이 너무 허름해 노숙인이 숨져 있는 줄 알았어요."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최초 발견자 박모(77)씨는 22일 당시의 모습을 설명했다.
박씨는 시신에 대해 "옷은 잠바차림이었고 운동화도 낡아 보여 노숙인 처럼 보였다"며 "시신이 반듯하게 누워있었고 얼굴은 한쪽방향으로 돌려져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운동화도 벗어둔 채였고 초봄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며 "얼굴은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가 심했으며 흰색 머리카락이 주변에 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신 주변에서 발견된 작은 봉지 안에는 소주병과 막걸리 병이 들어 있었다"면서 "시신을 발견하고 많이 놀라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비가 많이 와 매실이 떨어질 정도였다"며 "그 후에는 초여름 날씨처럼 무더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키도 작았고 뚱뚱해 보이지 않았다"며 "유병언 전 회장이 머물렀던 송치재 별장과는 거리가 멀지 않고 산길을 통해 이곳까지 충분히 올 수 있다"고 밝혔다.
박씨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던 한 경찰은 "육안으로 봐서는 유병언이 아닐 가능성이 컸다"며 "경험상 시신은 숨진 지 6개월 정도 됐을 정도로 부패가 심했다"고 말했다.
또 "골격, 키 등 신체 특징적으로 봤을 때도 확인이 어려웠다"며 "유병언 보다 골격이 훨씬 작았고 고령의 나이인 것으로는 보이지만 단정지을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유 전 회장으로 의심되는 시신은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시 서면의 한 밭에서 발견됐다.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지난 5월 말까지 유 전 회장이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된 송치재 인근 별장에서 2~3㎞ 떨어진 매실 밭으로 발견 당시 시신은 지문도 채취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DNA 분석을 의뢰했으며 경찰청은 발견된 시신의 DNA와 유 전 회장의 친형인 유병일(75·구속 기소)씨의 DNA가 거의 일치한다는 결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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