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시신 추정할 단서를 놓친 경찰의 부실 초동수사 도마위에
위종선
wjs8852@siminilbo.co.kr | 2014-07-22 17:15:43
[시민일보=위종선 기자]40여일 전 발견된 변사체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할 수 있는 단서를 놓친 경찰의 부실한 초동 수사가 도마위에 올랐다.
초동수사가 미흡해 시신이 발견된 지도 모른 채 대규모 병력(군경)을 동원해 유 전 회장을 추적해 수사력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남 순천경찰서 우형호 서장은 22일 브리핑을 통해 "유병언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을 때 유품에 대한 조사가 완벽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유류품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의뢰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류품을 왜 확인하지 않았나'라는 질의에 "유감스러운 부분"이라며 "시신이 입고 있었던 옷에서 유 전 회장의 계열사에서 생산된 것으로 보이는 스쿠알렌과 천 가방 안쪽에 유씨가 쓴 책의 제목과 같은 '꿈 같은 사랑'이 발견됐지만 당시에는 몰랐다"고 시인했다.
그는 이어 "(국과수에서 DNA가) 확인되고 나서야 (유씨가) 쓴 책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겨울 점퍼나 신발이 많이 훼손되긴 했지만 고급품이라는 것을 간과했다. 그때 긴급하게 의뢰 했어야 한다. 결과가 빨리 나왔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오히려 국과수에 유 전 회장으로 추정되는 시신의 신원 확인 요청 결과를 경찰이 기다리는 사이 시신이 발견된 현장은 40여일동안 방치되면서 사망원인을 찾기 위한 귀중한 단서가 될 수 있는 사건 현장이 훼손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송치재 별장을 중심으로 용의지역을 선정해 도주로를 차단하기 위해 학구삼거리 등 5개소에 검문소를 설치해 운영했고 연인원 8116명을 동원해 송치재 주변을 55회에 걸쳐 정밀 수색했다.
또 구원파 관련 부동산 등 143곳에 대해 수색을 실시했지만 유 전 회장을 찾아내지 못했고 시민의 신고로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께서야 발견 지점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통제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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