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승무원 탈출 지시방송 없었다"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일반인 승객들 진술

이대우 기자

nice@siminilbo.co.kr | 2014-07-23 18:01:37

[시민일보=이대우 기자]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선장 및 선원의 탈출 지시가 있었다면 더 많은 사람이 살았을 것이라는 일반인 탑승객들의 증언이 나왔다.

그러면서 세월호 침몰 당시 선내 퇴선을 지시하는 안내방송이 없었다는 진술들이 연이어졌다.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는 22일 법정동 201호에서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준석 선장(69) 등 승무원들에 대한 4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화물차 기사 등 일반인 승객과 여행사 직원, 세월호 조리사 등 4명이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 섰다.

증인대에 선 일반 승객 한 모씨(38)는 세월호 침몰 당시 증언을 통해 "매점에서 라면을 먹으려는 순간 배가 기울었다. 여학생들이 미끄러졌다"며 "탈출 전까지 퇴선을 지시하는 방송은 없었다. 탈출 방송만 있었어도 많은 인명이 구조됐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당시 배의 기울기가 우측으로 올라가기 불가능할 정도였나'라는 질의에 "잡을 게 없으면 힘들었을 상황이다. 특히 여학생들이 더 힘들었을 것"이라면서도 "대신 (배의) 좌현으로는 쉬웠다. 탈출 지시가 이뤄졌다면 (많은 인명이)살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탈출 뒤 (해경)경비정에서 만난 승무원 중 일부는 울고 있거나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거나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며 "한 승무원은 세월호가 크게 넘어간 순간 자신은 침몰할 줄 알았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여행사 직원 김 모씨는 세월호 탈출 시점까지 퇴선을 지시하는 안내방송이 없었던 점을 증언하며 "탈출 방송만 있어더라도 많은 생명이 살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한 변호인의 '선원들이 탈출 방송을 하지 않거나 직접 구조 작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인해 정신적인 고통을 받은 게 있느냐'는 질의에 "분노가 있다"고 답했다.

한 화물차 기사도 증인으로 나서 "선장이나 선원같은 경험있는 사람이 (탈출 지시를)했다면 어쨌든 따라 갔을테고 그러면 같이 합심해 탈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증인 중 유일한 여성 구조자였던 세월호 조리사 김 모씨(52, 여)는 침몰사고 당시 자신이 어렵게 탈출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며 혼자 힘으로는 탈출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기울어진 배에서 움직이려 하니까 미끄러웠다. 쉽게 움직일 수 없었다. 높은 데로 가야만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기운 배의)틈을 잡고 올라가다 굴러떨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못 (빠져)나갈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탈출을)포기하기도 했었다"며 "줄이 없었다면 (탈출 지시가 내려졌어도)올라오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상상황 발생에 대비한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가' 라는 검찰의 질문에 대해 "받은 적 없다"고 증언했다.

한편 23일과 24일 일반인 탑승객들에 대한 증인신문 기일이 정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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