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자살예방 4개년 종합대책 마련

생활 밀착 생명지킴이 운동 확산

서예진

syj08@siminilbo.co.kr | 2014-10-30 15:47:19

▲ 서울 노원구는 민선5기 시절부터 '자살예방사업'을 추진해왔다. 사진은 자살고위험군에 밀착해 자살을 예방하는 '생명지킴이'들이 활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노원구청) 소외 없는 행복공동체 복원 온힘

경비원 3000명 생명지킴이 교육 추진
주민 접촉 많은 부녀회원 등 확대계획도
중ㆍ장년층, 홀몸노인 남성 자살률 늘어
마음건강평가 실시해 위험군 조기 발견
종교활동ㆍ말벗지원 등 재가 서비스 제공

[시민일보=서예진 기자]서울 노원구(구청장 김성환)가 민선5기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살예방사업'이 대한민국의 표준정책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사람이 우선’인 민선6기 핵심정책과 발맞춰 ‘제2차 자살예방 4개년 종합대책’을 내놓아 또 한 번 자살률 감소를 위한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제2차 자살예방 4개년 종합대책'을 내놓은 배경은?

지난 9월23일에 발표된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분석결과’에 따르면 2013년 우리나라 총자살자수는 1만4427명으로 2012년 1만4160명 대비 267명이 증가했고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8.5명으로 2012년 28.1명 대비 1.4%가 증가했다. 즉 하루 39.5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2013년 노원구 총자살자수는 141명으로 2012년 150명 대비 9명이 감소했고,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4.0명으로 2012년 25.2명 대비 4.8%가 감소해 2010년 자살예방사업 시행 이후 자살률 최저를 기록했다.

구에서 2010년부터 자살예방사업을 시행한 이후, 65세 이상 홀몸노인을 주사업대상으로 선정해 노인자살 예방에 집중했다. 이 결과 65세 이상 노인자살자수는 2009년 10만명당 41명에서 2012년 38명으로 감소했고 최근 추세(2014년 1~8월 노원경찰서 자살통계)를 보더라도 지난 6년(2009~2014년 1~8월 노원경찰서 자살통계)의 노인자살자수는 평균 27.6명을 밑도는 19명으로 나타나 정책투입의 가시적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자살예방을 위한 적극적 개입과 조치를 하지 못했던 연령층(중·장년 남자와 고령남성 홀몸노인)에서 생활고와 가정문제, 사회경제적 고립과 신체 불편 및 질병 심화로 인한 자살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구에서는 그간의 통계조사와 사업성과분석을 바탕으로 관계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이들에 대한 자살률 감소정책을 중점 추진해 오는 2018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수준인 인구 10만명당 12.0명의 자살률 감소를 목표로 민선6기 ‘제2차 자살예방 4개년 종합대책’을 수립·발표한 것이다.


◆종합대책의 대략적인 내용은?

구에서 수립한 종합대책의 연차별 추진목표는 일단 '재설정기·확산기·발전기·완성기'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사업의 ‘재설정기’인 올해부터 오는 2015년까지는 ▲민·관 협력체계 구축강화 ▲행복공동체 마을만들기 기반 마련 ▲생애주기별 맞춤형 자살예방시범사업 등을 통해 인구 10만명당 자살률 21.7명으로 낮춘다.

‘확산기’인 오는 2016년에는 ▲민·관 협력체계 구축확대 ▲행복공동체 마을만들기 조성 확대 ▲생애 주기별 맞춤형 자살예방사업 확산 ▲자살위험군 조기발견 확대 및 사후관리를 통해 자살률을 10만명당 18.2명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어 ‘발전기’인 오는 2017년에는 ▲자살위험군 상담의뢰 및 사후관리 시스템 완성 ▲자살위험군 보건·복지·의료 서비스 체계 확립 ▲자살위기자 사회일원 복귀사업 실시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완성기’인 오는 2018년에는 그간의 사업성과를 평가하고 분석해 문제점과 개선안을 도출해 자살률을 인구 10만명당 12.0명으로 낮춰 노원구를 명실공히 ‘사람을 최우선으로 하는 구’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향후 4년간 무엇을, 어떻게 추진하나?

구가 이번에 발표한 종합대책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는 중·장년층과 고령 남성홀몸노인을 중점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제1차 자살예방사업' 시행결과에 따르면 ‘은둔형 칩거생활’로 이웃과의 교류가 단절된 계층에 대한 관리대책이 다소 미흡해 70~79세 남성노인의 자살이 증가했으며, 중·장년층 또한 사회·경제·복지·고용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대책마련 미흡, 장기불황과 빈곤계층 신규진입 등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의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 곤란 등의 이유로 자살률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구는 우선 자살증가 연령층에 대한 적극개입을 통해 '자살자수 절대감소'라는 목표를 가지고 ‘65세 이상 홀몸노인’과 ‘중·장년층’에 대한 ‘마음건강평가’를 실시, 자살위험군을 조기발견해 사후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65세 이상 홀몸노인의 경우 매년 신규진입층을 포함해 마음건강평가를 실시한 후, 자살위험군으로 판명될 시 이웃사랑봉사단 연계, 말벗 서비스 등의 정서지원, 우울증 치료, 종교활동, 사회성 제고 프로그램 및 재가·방문간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중·장년층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알코올 중독, 이혼, 유병, 가정폭력 등에 취약한 1만5000명을 대상으로 마음건강평가 및 정신상담을 실시하고 장기적으로는 노원구 전 중·장년층 인구의 50%인 20만명에 대해 생명지킴이, 통장, 반장,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등 7900여명의 가용 가능한 전자원을 동원해 평가를 실시한다.

또 지역의 10인 이상 사업체 1406곳에 근무하는 중·장년층의 직장 스트레스 및 우울증 자가 스크리닝 도구를 배부하고 발견된 자살위험군에 대해서는 정신상담을 실시한다.

다음으로 눈에 띄는 것은 '함께하는 행복공동체 복원'을 통해 자살률을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구는 먼저 중계2·3동 주공 1단지 아파트 단지 주민을 대상으로 ‘행복공동체 마을 만들시 시범사업’을 전개한다. 중계2·3동 주공1단지는 인구 1866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인구 580명, 기초생활수급권자 752명, 차상위계층 146명 등이 거주하는 곳으로, 특히 65세 이상 자살위험군 180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런 환경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구에서는 경찰서, 복지관, 동 주민센터, 구 보건소, 지역 병원 및 종교단체 등과 연계해 우선 중계2·3동 주민 4만2000여명에 대해 각종 폭력예방, 금연, 금주, 도박 등 중독예방 등의 보편적인 관리를 할 계획이다.

특히 65세 이상 자살위험군 180명에 대해서는 ▲콩나물 기르기 ▲웃음·노래교실 운영 ▲자살위험군 노인일자리 연계 ▲마을 경로당, 실버카페 등을 이용한 사회성 제고 ▲땅을 일구고 땀을 흘리는 가운데 신체와 정신건강 회복 도모를 위한 도시농장 운영 등 인적교류 확대를 통한 정서회복, 사회성 제고를 위한 프로그램 등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행복공동체 마을 만들기 사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며 단계적으로 노원구 전지역으로 확대해 생명존중 문화를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또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할 예정이다. 청소년과 청년층에는 지역의 6개 대학·27개 고등학교와 협력해 학교당 5명, 총 165명을 생명지킴이로 위촉해 자체 활동하도록 하고 '자살예방 교육자료'를 제작·배부해 분기별 1회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자살위험군에 접근하기 편하고 밀접한 관계인 주민들을 활용한 ‘생활 밀착형 생명지킴이’도 양성한다. 구는 오는 2018년까지 지역내 아파트 단지 경비원 3000여명을 대상으로 생명지킴이 교육을 실시해 단지내 입주민들을 꼼꼼히 챙기도록 한다. 이들은 자살우려자를 발견해 동 주민센터나 구 자살예방센터 등에 연계하는 역할을 한다. 향후 구는 ‘생활 밀착형 생명지킴이’를 주민 접촉이 많은 부녀회, 이·미용사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자살로 가족을 잃고 심리적 충격으로 고통받는 유가족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을 위해 정신건강증진센터의 ‘자살유가족 지원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노원경찰서의 협조로 자살유가족을 발견한 즉시 유가족지원팀이 경찰과 함께 수사과정에서 위기 개입을 실시하고, 동의하는 유가족을 대상으로 애도상담 진행, 연령별 유가족 자조모임 운영, 유가족캠프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성환 구청장은 “민선5기 우리 구에서 전국 최초로 시행한 자살예방사업은 이제 대한민국의 표준 또는 롤모델이 됐다. 이 모든 것은 구민 모두가 깊은 관심을 가지고 행동으로 실천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앞으로 4년 동안은 지난 시간에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을 세심히 살펴 궁극적으로 오는 2018년까지 구의 자살률을 OECD 평균수준인 12.0명까지 감소시키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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