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노인 보건·복지사업 전개

말벗 간호사들 홀몸노인 밀착돌봄… 마음속 상처까지 '힐링'

이대우 기자

nice@siminilbo.co.kr | 2014-12-15 14:39:11

▲ 구청직원이 홀몸노인의 건강을 위해 손수 만든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사진제공= 중구청) 1인 1~2개洞 전담 하루 7~8곳 찾아가
올해 방문 1만8888회… 쪽방촌도 살펴
혈압·혈당 검사해 만성 질환 조기 예방
전립선비대증ㆍ요실금등 무료 수술 지원


[시민일보=이대우 기자] 매서운 추위가 다가오는 겨울, 서울 중구(구청장 최창식) 신당 5동에 거주하고 있는 이 모씨(42)는 중구에서 운영하는 복지사업인 '방문간호사'의 덕분으로 무사히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게 됐다.

이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2012년 위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은 뒤, 치료 과정에서 치아가 심하게 손상돼 음식을 씹기가 힘든 상태다. 투병 중 가정불화로 부인이 가출했고, 홀로 두 남매를 키우고 있는 절박한 상황이며 특히 첫째 아이가 지적장애 2급으로 특수고등학교에 재학 중에 있다.

이러한 이씨의 상황을 오정미 방문간호사는 불교방송 <거룩한 만남>에 제보해,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이에 불교방송 <거룩한 만남>측은 지난 10월6일 대상자 가정을 취재해 10월10일 방송에 내보냈으며, 이 방송을 통해 모아진 720만원의 성금을 지난 11월21일 이씨에게 전달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이 중구는 '방문간호사'·'어르신 건강지킴이'를 운영해, 지역내 저소득·홀몸노인등 취약계층의 건강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이러한 중구의 노인복지사업에 대해 <시민일보>가 좀더 자세히 살펴봤다.


◆보건과 복지사업 연계로 사업효율성 높여

중구는 기초생활수급자, 홀몸노인 등 취약계층의 건강관리를 위해 2004년 10월부터 ‘방문간호사1인1동제사업’을 실시했다.

방문간호는 여러가지 병을 갖고 있는 저소득 구민들의 건강상태를 꾸준히 점검해 합병 등의 중증으로 병이 심해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만성질환자 관리를 가장 우선시하기 때문에 방문간호사들은 혈압·혈당 등의 간단한 검사를 직접하고 있다.

그리고 보건과 복지사업을 연계해 저소득층 주민들이 지역내 병원·안과 등 의료기관 및 불교방송, 복지기관과 자원봉사자 등의 도움을 받아 백내장·심장·뇌·정맥류·전립선비대증·요실금 등을 무료로 수술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불교방송을 통해 지난 9월 청구동에 사는 김 모씨의 경우 500만원의 성금을 전달받아 밀린 월세를 내고, 딸과 손녀의 정신과 정밀치료를 받았다. 또 같은 동에 사는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는 유 모씨에게도 이달 성금 전달을 앞두고 있어 신장이식수술비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

◆기초생활수급자 88.6% 이상, 취약계층 5300가구 관리

중구는 '방문건강관리사업'을 통해 2014년 11월말 현재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홀몸노인, 쪽방촌 주민, 임산부·영유아,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등 취약계층 5330가구를 등록 관리하고 있다.

총 12명의 방문간호사가 인당 1~2개동을 전담해 활동하고 있으며, 간호사당 하루 평균 7~8가구를 직접 방문해 주민들의 든든한 건강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방문간호사가 올해 방문한 횟수는 총 1만8888회에 달한다.

특히 기초생활수급자 2647가구 중 2346가구를 등록, 88.6% 이상을 관리하고 있다. 취약계층이 집중 거주하고 있는 쪽방촌에 전담간호사를 배치, 쪽방촌 주민 430명을 등록·관리함으로써 쪽방촌 주민 전체의 60% 이상의 건강을 책임지고 보살피고 있다.

또 65세 이상 허약노인을 위한 관절염 및 허약노인 집중 프로그램을 250명의 대상자에게 제공하고, 우울증 및 치매 유소견자는 정신건강증진센터, 어르신건강증진센터 등 해당 기관에 연계해 조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여름철 폭염기간(6~9월)에는 홀몸노인, 쪽방촌 주민, 만성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직접 방문하거나 또는 전화를 통한 4116건의 안전교육을 실시했으며, 올 겨울에도 한파(12~3월)를 대비해 방문간호사들이 직접 방문해 노인들을 돌볼 방침이다.

◆노인이 노인건강을 챙긴다. ‘어르신 건강지킴이’운영

'어르신 건강지킴이(이하 건강지킴이)'는 8개동 주민센터에서 추천한 건강관리에 특별히 관심이 많은 만 65세 이상 노인 남자 17명, 여자 25명 총 42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한 달간 중구 어르신건강증진센터에서 기초 건강상식과 치매, 만성질환에 대한 이해, 건강노화를 위한 자가건강관리 실천방법 등 건강리더과정을 수강했다.

건강지킴이는 지난 5월부터 주 3회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매주 월요일 ▲건강체조와 대화하는 법 ▲상대방에게 호감사는 법 ▲대상자 집에 못들어오게 하는 자녀들을 설득하는 법을 다시 배우며, 수·금요일은 2인1조 또는 3인1조로 홀몸노인을 방문해 안부를 묻고 건강상태를 확인한다.

또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분들과는 같이 건강체조를 하는 친구역할과 어르신건강증진센터 홍보도우미가 돼 지역내 경로당을 방문, 노인건강증진사업 홍보와 치매 조기검진 독려 등의 활동도 벌인다.

이와 비슷한 사업으로는 초기치매 홀몸노인 가정을 1대 1로 방문해 가사활동에 도움을 주고 말벗서비스와 운동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노노클럽’도 있다.

중구 어르신건강증진센터 박제선씨는 “건강지킴이들이 아직 서툴기는 하지만 홀몸노인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 초기치매 증세가 있는 분들은 건강지킴이들이 방문할 때마다 얼굴에 화색이 돌고 웃음을 짓기도 한다”며 건강지킴이들의 활동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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