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 추기경 “세월호, 희생 헛되지 않도록 아픔 기억해야”

뉴시스

  | 2015-04-16 19:43:27

▲ 세월호 유가족 면담하는 염수정 추기경
“무죄한 이들의 죽음을 무가치하게 만드는 것보다 슬픈 일은 없을 것입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16일 오후 6시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과 교구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세월호 참사 1주기 미사’를 봉헌했다.

서울대교구는 사전에 세월호 유가족을 초청했다. 이날 미사에는 고(故) 최성호 군 부친 최경덕 씨와 고 박성호 군 모친 정혜숙 씨, 고 이승환 군 모친 김은숙 씨가 참석했다. 세 유족은 모두 가톨릭 신자다.

염수정 추기경은 미사 전 교구청 집무실에서 유가족을 만나 위로했다. 유가족은 염 추기경에게 정부시행령 폐기와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위해 천주교에서 애써주길 요청했다.

염 추기경과 유가족의 만남은 지난해 5월18일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 5월30일 명동 교구장 집무실, 8월22일 광화문광장 세월호 유족 단식농성장(비공개 일정) 이후 네 번째다.

염 추기경은 추모미사 강론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보다 더 큰 슬픔이 어디 있겠나”라며 희생자들의 영원한 안식과 유가족의 아픔을 하느님께서 끌어안아주길 기도했다.

이어 “1년 전 세월호뿐만 아니라 우리의 가치관과 배려심, 국가적 자존심도 바다 밑으로 침몰했다”며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 믿음이라는 가치가 끝없이 침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모두 반성하고 회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우리 모두의 잘못이란 말이 잘못을 저지른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책임자를 가려내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최근 입법 예고한 시행령안 문제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자녀를 졸지에 잃은 부모님의 아프고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모든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미사 중에는 1년 전 세월호 참사 직후 신자들이 자신의 기도를 적었던 ‘메시지벽’을 봉헌하는 시간이 있었다. 서울대교구는 교구 사회사목국 주관으로 참사 직후 명동대성당 뒤편 성모동산에 희생자의 안식, 유가족의 위안, 구조현장의 구조대원과 자원봉사자의 안전, 우리 모두의 회개와 용서 등 다섯 가지 지향을 두고 기도하는 ‘메시지벽’을 설치했다. 교구 사회사목국은 이 메시지벽 앞에서 희생자를 위한 9일 기도와 실종자를 위한 기도회를 진행한 바 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