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의 인정이 필요한 사회
인천부평경찰서 경무계 김명성
김명성
| 2015-04-17 14:3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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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내요 슈퍼파월" 얼마 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화제가 되었던 말이다. 예능프로그램에서는 단지 웃음을 자아냈던 말이지만 우리는 비슷한 종류의 말들을 쉽게 찾아볼수 있다. 우리는 살면서 항상 "힘을 보여줘"야 하고 "할 수 있어야"하며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야" 한다. 일을 할 때는 성과를 내고 술자리에선 개인기를 뽐내 사람들을 웃겨야하며 키높이 구두로 키를, 화장으로 외모를 뽐내야한다. 아무도 우리에게 말하지는 않지만, 살다보면 어느새 슈퍼히어로가 되기를 강요받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철학자 한병철은 그의 책 <피로사회>에서 현재를 '성과사회'라고 규정하고 있고, "나는 해낼수 있다" 라는 과잉긍정을 강요받는 사회에서는 결국 무언가 해내지 못한 사람들에게 우울증과 과잉행동장애 등 신경증을 낳게 한다고 그는 이 시대를 분석했다. 그의 책은 물론 유럽의 문화를 바탕으로 쓰여졌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맡은 바 일에서 성과를 내고, 발전을 한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일이지만 문제는 자신의 키보다 더 커보여야만 인정받는 사회에서 지쳐버린 사람들이 그들이 치켜들었던 까치발을 내리고 본래 자신의 모습대로 살기보다 자살이나, 충동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등의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성과주의가 만연한 사회는 물질적인 성장을 가져오는데는 성공했으나 그 안에 사람들의 지쳐가는 내면을 돌아봐주지는 못했다. 1등부터 서열을 매겨 평가하고 항상 더 높은 곳을 목표로 삼아야하는 사회, 성장을 가져온 사회 자체가 여러 사회적 병폐들을 유발하고 말았다는 분석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방식으로 좋은 성과를 내야만 내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는 강박관념, 이 시대를 사는 우리는 결국 성과를 내지 못하면 인정받지 못한다는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받지 못할거라는 것이 너무도 두려운 것이 아닐까? 비단 범죄예방만을 위한 변화가 아니라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더 잘할수 있다"라는 응원도 중요하지만, 지금의 당신 그대로를 사랑한다는 '인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가치와 존재 자체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존재감’을 느끼게 된다면, 남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까란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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