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환경을 살리는 100원의 기적
유덕열
| 2015-05-21 18:12:25
서양에 비해 국물이나 조림 음식 문화가 발달한 우리나의 경우 음식물쓰레기의 폐해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 동대문구에는 환경미화원과 공익근무요원을 포함해 1700여명의 가족들이 37만 구민을 위해 헌신봉사하고 있다. 이들 중 1000여명이 구청에서 근무하고 있고, 매일 600명 이상이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그런데 구청의 구내식당에서 하나의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 4월부터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땐 꼭 공무원증을 가져간다. 식사가 끝난 직원들은 잔반을 남기지 않고 식당 안에 설치된 모니터에 공무원증을 갖다 대고 100원을 돌려받는다. 직원들 스스로가 아이디어를 내어 시행하는 '페이백시스템'으로 3500원짜리 식권가격에 100원이 반환되는 시스템이다. 반면에 잔반을 남길 경우 '페이백시스템'기 아래 설치된 저금통에 100원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넣어야 한다. 일종의 벌금(?)이다. 이를 강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구성원들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음식쓰레기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한 달 간 운영한 결과 페이백 시스템은 효과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시행하기 전인 3월의 경우 일일 평균 310리터가 배출되던 음식물쓰레기가 시행 후인 지난 4월 한 달간은 50% 정도가 줄어든 155리터로 뚝 떨어졌다. 그 뿐만이 아니라 음식을 먹을 만큼만 담아가 식재료비도 10% 이상 절감됐다. 페이백시스템이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나타내자 서울시에서는 이를 전 자치구에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지구에 축적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100원의 기적'을 이루려는 우리의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는 청사 폐기물 배출량 10% 절감을 목표로 부서별 배출책임제도 도입했다. 부서 스티커를 배부하고 수시로 분리배출 실태를 점검해 실적에 따라 우수 부서에게는 표창과 격려금을 주고, 미흡한 부서는 패널티를 부여하고 적치장에 봉투 반입을 금지하는 등 엄정한 단속에 나섰다. 폐기물 및 재활용품의 배출방식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재활용품 분리수거함을 더욱 세분화하고, 재활용이 안 되는 일반폐기물만 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하게 했다.
비용 절감은 물론 불필요한 음식물쓰레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이러한 노력이 일부 민간 기업이나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국적인 확산은 아직 미미하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1993년에 가입한 '런던협약(London Convention)'에 따라 2013년부터는 폐기물의 해양투기를 금지하고 있다. 해양오염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전 세계적으로 80여개국이 가입했다. 국제사회가 지구 살리기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동대문구는 2010년부터 음식물쓰레기를 완전 소각할 수 있는 자원회수시설(환경자원센터)을 가동 중이서 해양오염에서는 타 지자체에 비해 비교적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연간 소요되는 처리비용은 고스란히 구민들의 세금으로 처리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사회적 비용 해결과 지구의 오염방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그 원인으로부터 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동대문구청 직원들이 실천하고 있는 작은 노력이 좋은 사례로 널리 퍼져 지구환경 살리기에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지구촌에서 자연과 함께 공존하고 있는 우리가 미래의 주역인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고 풍요로운 인류의 미래를 보장해야할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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