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 무시한 교차로 ‘꼬리 물기’ 과연 올바른가
신봉균
| 2015-06-30 15:37:14
출·퇴근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교통경찰관과 112 외근경찰관들은 교통상황이 혼잡한 구간을 찾아 교통소통에 필요한 근무를 한다. 말하자면 '러시아워’Rush hour) 교통근무에 집중 하는 것이다.
오늘 아침 러시아워 교통 근무를 하고 있는데 A사거리에 교통정체가 극심한 상황이 발생했다. 인접한 외곽순환도로 입구에 차량 전복 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외곽순환도로에 진입 하려는 차와 그곳을 지나가는 차량들이 뒤엉켜 더욱더 극심한 정체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아침 출근시간에 교통사고의 여파로 어쩔 수 없는 상황 같지만 당시 정체 상황은 훨씬 빨리 완화될 수 있었음 에도 좀처럼 정체를 풀기 어려웠다.
이유인 즉, 다수의 운전자들이 신호를 무시하고 차량의 꼬리를 물며 밀려 들어와 도로가 ‘아수라장’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장 경찰관들이 호루라기를 불고 수신호를 하며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면서 꼬리를 끊어도 또다시 꼬리를 물고 들어오는 차량으로 넘쳐났다. 그렇다고 그 많은 차량들을 아침 출근 시간에 신호위반의 이유로 단속을 하는 것도 주변의 교통정체를 더욱 가중시킬 수 있어 여의치 않았다.
때문에, 러시아워에 교차로에서 꼬리 끊기를 계속해도 막무가내로 차량을 밀어붙이며 들어올 때는 한 대 한 대를 제지하기란 참 난감하다. 심지어 경찰관이 차선 안에 들어가 몸으로 차량을 제지하고, 호루라기를 불며 정지 수신호를 보내도 소용이 없을 때가 많다. "나만 빨리 빠져 나가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의 운전자들 때문에 도로는 마비되고 그 피해는, 그런 운전자 본인에게 까지 고스란히 미치게 되는 것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한 대의 차량이 신호를 무시하고 꼬리를 물면 뒤 따르던 차량까지도 "저 차도 가는데 나쯤이야"라는 식의 연쇄반응이 일어나 계속 다른 차량도 따라서 꼬리를 물고 들어오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다 보면 그 주변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한때의 난리가 나 버리고 "여기를 막았어야지, 저차는 신호위반 하고 끼어들었는데 왜 단속을 안 하냐. 뭐하는 거냐. 이쪽부터 보내줘야지"라는 등 애꿎은 경찰관들이 비난을 받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교차로 통과시 신호를 무시한 ‘꼬리 물기’는 이 시대 남을 배려하지 않는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우리 모두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남을 배려하는 마음자세를 가질 때 우리 사회의 ‘꼬리 물기’는 사라지고 서로를 믿고 신뢰하는 사회로 발돋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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