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서 바다낚시로 참치를 잡는다?
남영진 한국감사협회 고문
남영진
| 2015-07-26 15:01:53
하기야 지난1월 일본 최대 생선시장인 동경의 츠키지 시장에서 180KG짜리 참다랑어 한 마리가 451만엔(4,257만원)에 낙찰됐다니 양식어 한 마리를 100만원으로 계산한 것은 큰 무리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필자도 88년 일본 동경 긴자의 초밥집에 초대받아 참치뱃살(도로) 스시를 먹어보고는 입에 살살 녹던 맛을 잊을 수 없다. 그런데 나오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한접시에 5천엔짜리라는 말을 듣고 돈이 아까워 입맛이 썼던 기억이 남아있다.
참치는 일본에서는 지난번 쓰나미로 원전사고가난 후쿠시마 앞바다인 일본 본도와 북해도사이의 바다에서 어부들이 전통어업으로 많이 잡았다. 낚시로 잡기도 하고 워낙 큰 고기라 동력선을 타고 바다를 돌아다니다 물위 쪽으로 올라오는 참다랑어를 고래를 잡는 것처럼 작살로 찍어 잡기도 했다. 참치는 더운 바다에 잘 다니기 때문에 따뜻한 일본의 남쪽 바다에서는 자주 보이는 고기였다. 이 연안어업으로 참치가 고갈되자 남태평양 아프리카서부 바다등으로 원양어업이 시작됐고 우리도 사조 동원등 원양어업 전문회사들이 이를 따라 나가 지금은 우리나라가 세계1위의 참치 원양업국이 되었다.
일본은 원양업으로 참치도 점점 고갈되자 이제 참치 양식으로 돌았다. 반세기에 걸친 연구로 까다로운 참치의 수정 산란 양식까지 완전 성공해 현재 지난번 피해를 본 혼슈와 시코쿠사이의 세도나이카이등 수십개의 양식장에 10만마리 정도를 키우고 있다한다. 그러나 아직 치어를 키워 양식하는 것보다 작은 자연산 치어를 잡아 기르는 게 쉽고 경제적이어서 95%를 어민들이 낚시로 잡은 치어를 쓰고 있다. 이 자연산 치어의 산란장이 수온이 상승해 점차 북쪽으로 올라와 대만연안과 독도인근으로 북상했다. 이 치어들이 대만과 독도사이의 해류인 쿠로시오해류를 따라 대한해협에서 교차하면서 크고 있다.
참치의 두 종류인 다랑어류와 새치류가 오랜 연구 끝에 양식 가능해 진 것이다. 성어가 1.5M 정도인 다랑어류는 뚱뚱하면서 기름이 많아 뱃살부분인 ‘도로’로 만든 스시가 일본사람들이 즐기는 초밥의 최고가로 친다. 황새치 돛새치 등의 새치류는 헤밍웨이의 ‘바다의 노인’에서 노인이 천신만고 끝에 잡아 배뒤에 끌고오다 상어에 뜯어먹혀 뼈만남은 부리가 긴 고기다. 일본인들이 우동만들 때 국물내기에 쓰는 가츠오, 부리, 히라쓰등도 우리나라 제주에서 많이 잡히는 참치류의 일종인 방어다.
문제는 성어 참치를 잡을 때보다 그물로 치어를 잡기가 쉽지가 않다는 점이다. 우리나라가 원양어선으로 참치를 잡아 이를 냉동해 가공하는 기술은 세계적이지만 연안에서 생물로 잡이 처리해본 적은 별로 없다. 갑자기 연안에 참치가 올라오자 이를 남획해 참치끼리 서로 부딪혀 상처가 나고 치어를 한꺼번에 잡아 성질이 급한 치어들이 스트레스로 죽어버려 아까운 자원을 버리고 있다고 한다. 정약전의 ‘자신어보’에도 나와 있듯 흑산도 부근까지 올라왔던 가다랑어는 어느 정도 연구가 되어있는데 우리 해역에서 처음인 참다랑어에는 아직 잘 모른다. 우리도 우선 일본처럼 어민들이 낚시로 치어를 잡아 양식용으로 쓰고 좀 더 연구해 수정 산란까지 완전 양식업으로 돌려야 한다.
우리도 이미 남해 욕지도부근에서 민간인 참치양식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치어구하기도 힘들고 이를 키우는 기술이 정교하지 못해 경제적인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정부도 추자도부근에 참치중간종묘기지를 조성하고 있지만 이 지역이 정약전시대 흑산도의 가다랑어 출몰지역인 것은 분명하나 수온이 상승한 지금 참다랑어의 회유지역이 아니어서 좀더 세밀한 배려가 필요하다.
생태환경이 변해 수온이 달라져 동해안의 대표어종인 명태가 사라지고 청어 도루묵등 찬 어종들이 줄어들었지만 난류어인 참치와 한치등이 늘어나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어업의 주요과제가 된 셈이다. 거의 멸종된 것처럼 보이던 대구가 좋은 예다. 가덕도인근에서 치어를 방류해 회유율이 높아 요즘 대구가 명태보다 싸게 먹을 수 있게된 것만 봐도 잘 관리하면 아직도 바다는 우리 먹거리의 보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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