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野’, 여전히 갈팡질팡

고하승

| 2015-11-17 11:14:04

편집국장 고하승


내년 4.13 총선을 불과 5개월가량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에 빨간불이 켜졌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 지지율에 비해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심지어 집권여당과 제1야당의 지지율 격차가 무려 두 배 이상 벌어진다는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돌직구뉴스>와 조원씨앤아이가 공동으로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전국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ARS여론조사(유선전화+휴대전화 RDD 방식,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무작위추출)를 실시한 결과,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 41.4%, 새정치민주연합 20.0%, 정의당 7.8%, 기타/지지정당 없음 30.8%로 나타났다.

지난주까지 4주 연속 하락한 새누리당은 33.0%에서 이번 주 41.4%로 8.4%p 급등한 반면, 새정치연합은 지난주 22.6%에서 20.0%로 2.6%p 하락했다. 양당 간 격차가 무려 두 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

이조사의 표본수는 1212명(총 통화연결 3만2610명ㆍ응답률 3.72%)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2.8%p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사흘간 전국 성인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역시 양당 지지율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새누리당 39%, 새정치민주연합 22%, 정의당 4%, 없음/의견유보 35%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3.1%p(95% 신뢰수준), 응답률은 20%(총 통화 5069명 중 1012명 응답 완료)다.

여야가 팽팽하게 접전을 벌이는 수도권 지역에서 이런 정도의 정당 지지율 격차를 후보 개인의 역량만으로 뛰어넘는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러다보니 새정치연합 비노 진영에서 ‘문재인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 소리가 나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쉽게도 비노 진영엔 구심점이 없다.

우후죽순처럼 이런저런 이름의 집단이 생겨나지만, 그들의 생각은 각양각색(各樣各色)이고 따라서 그들이 제시하는 대안 역시 중구난방(衆口難防)일 수밖에 없다.

우선 지난 11일 새정치연합 비노 인사들의 모임인 ‘정치혁신을 위한 2020모임’이 공식출범했다. 이 모임에는 간사인 문병호 의원을 비롯해 이상민 노웅래 유성엽 이춘석 정성호 최재천 권은희 송호창 최원식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보다 앞서 당내 중간지대 모임인 ‘통합행동’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박영선 의원과 김부겸 김영춘 전 의원, 송영길 전 인천시장 등 당내 중량급 인사들 8명이 모였다.

이들은 두 단체는 문대표의 기득권포기와 함께 ‘통합전당대회’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 ‘통합행동’의 박영선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 신당파를 아우르는 통합 전대를 늦어도 내년 1월까지는 개최해야 한다”며 “여기에 문 대표도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0모임’의 문병호 의원도 “구성원 다수는 통합 전당대회를 하는 게 가장 명쾌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방향이라 판단한다”며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천정배·박주선 의원 등 당외 인사까지 포함한 통합전대를 방향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호남 비노계 박지원 의원은 통합전대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조기선대위 구성을 대안으로 제기했다.

박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합 전당대회가 제일 좋은 방법이나, 손학규, 천정배, 문재인 다 참가하겠느냐, 반쪽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며 “실현 가능한 조기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해서 거기에서 총선을 치러 나가는 것이 바람지하다”고 밝혔다.

또 당내 비노계의 최대 모임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의원 역시 조기선대위 구성 쪽에 무게가 실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비노 중진 강창일 의원은 지난달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비롯해 이종걸 원내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및 민집모 소속 문병호 의원, 주승용 최고위원 등 비노계 의원들에게 '조기선대위 제안서'를 보낸 바 있다.

한마디로 친노 진영이 문재인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뭉쳐있는데 반해 비노 진영은 흩어지는 ‘모래알 조직’이나 다를 바 없는 셈이다.

전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비노계의 문대표 사퇴촉구 기자회견이 취소되는 해프닝은 구심점 없는 비노 진영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상태에서 총선을 치른다면 현재 금배지를 달고 있는 야당 의원들 가운데 과연 몇 명이나 살아서 여의도로 귀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도 문제이지만, 통일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비노 진영이 더 큰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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