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문-안-박 연대’제안에 비판 “봇물”
박지원 “실현 불가능한 해법..오히려 분란만 가중”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5-11-19 11:01:53
문병호 “위기돌파 ‘文 꼼수’...安이 들러리 서겠나”
박주선 “사퇴를 모면하기 위한 정치적 뇌물 공세”
오영식 “또 다른 ‘권력나누기’곡해 심히 우려돼”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위기탈출 해법으로 제안한 '문-안-박' 연대에 대해 19일 당 안팎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박지원=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와의 인터뷰에서 '문-안-박' 연대 제안에 대해 "실현 불가능한 해법을 제시해 오히려 혼란과 분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통합선대위 구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 의원은 "안철수 전 공동대표나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를 썩 달갑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거기에다가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한 천정배 위원장에게 함께 하자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총선 후 정권 교체를 위해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줄기차게 시사했다"며 "(그는) 현 문재인 체제에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데, 과연 통합이 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문 대표의 리더십이나 여러 가지 당 운영 상태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졌던 비주류 의원들을, 공천권이나 요구하는 사람으로 매도해버린 것도 당 대표로서 당내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고 해결방안도 옳은 방향이 아니었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통합선대위를 구성해서 총선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문병호= 안철수 의원 측근인 문병호 의원도 같은 날 TBS '열린 아침, 김만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표의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대국민 홍보용 제안"이라며 "당의 위기에 대해 당 대표가 진솔하게 반성한 후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고 앞으로는 당을 통합해 모든 분과 같이 지혜를 모으겠다는 의사표시를 하기를 바랐는데 아직도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한 "앞으로 안철수 전 대표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것도 아니다"며 "어제 제안은 대단히 실망스럽고 당의 위기를 전혀 치유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우리 당이 최대한 큰 폭으로 변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대목이 전당대회"라고 강조했다.
◇박주선= 중도개혁·민생실용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무소속 박주선 의원도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 카드를 평가절하하고 나섰다.
박주선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서 "문안박 연대는 호남 민심에 대한 테러를 가한 것"이라며 "사퇴를 모면하기 위한 일종의 정치적 뇌물 공세"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박의원은 "당권을 나눠주겠다는 것은 일종의 뇌물이고 혁신과는 동떨어진 것"이라며 "부정부패를 척결하자는 안철수 대표가 입막음용 뇌물에 동의할 리가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고) 비대위가 구성된다면 문안박 체제도 검토될 수 있겠지만, 대표가 엄연히 있는데 어떻게 문안박을 구성하느냐"며 "대표직에 연연하는 것은 친노 계파를 강화하기 위한 꼼수이며, 소위 말하는 '제스처'용"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전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하는 역할을 했던 분이라 이 당을 고치려고 하는 게 우선이었겠지만, 당이 안철수 전 대표의 주장에 따라 고쳐지긴 난망하다"며 "결국에는 새로운 대안의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영식= 당 지도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전날 저녁 교통방송에 출연, "당 혁신과 통합을 위한 대표의 고심어린 제안이라고 본다"면서도 "'문안박' 연대가 희망의 스크럼으로써 국민적 동의와 지지를 받으려면, 무엇보다 당을 어떻게 혁신하고 통합해 새로운 당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삼자간의 공동합의와 비전 제시가 선행됐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과 당원들에 의해 선출된 최고위원들의 권한과 진퇴가 당사자들의 의사나 협의 없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표의 제안에서 '대표 권한을 나눌 용의가 있다'는 것이 앞서면서 '혁신과 통합'을 위한 말 그대로의 '희망스크럼'이 아니라 또 다른 지분나누기, 권력나누기가 아니냐라고 곡해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