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문안박 연대’순항? 난항?

박원순 수용-안철수도 솔깃...與-비노, 비난 봇물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5-11-23 10:23:23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제안한 이른바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부’의 순항 여부에 정치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당초 예상과는 달리 23일 현재 박원순 서울시장의 적극적인 의지 표명에 이어 부정적이던 안철수 의원도 수용의지를 굳혀가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물론 당내 일부 최고위원과 비노 진영의 강력 반발로 흔들리고 있는 당내 상황이 수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난항이 예상되기도 한다.

문 대표는 지난 18일 광주 강연에서 내홍 돌파를 위한 회심의 카드로 '문·안·박 공동지도부' 구성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박 시장은 곧바로 문 대표를 만나 3자 연대 취지에 공감한다는 ‘공동합의문’을 발표하는 등 수용의사를 밝혔으나 안철수 의원은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다 전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를 찾은 안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통합과 화합을 위한 정치로 국민으로부터 다시 신뢰받는 정치를 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혀 '문안박' 연대를 수용하기로 한 것 아니냐하는 관측을 낳았다.

물론 "긍정적 답변이라고 봐도 되냐"는 기자들 질의에 "영결식이 끝난 다음에 입장을 밝히겠다"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으나 수용 쪽으로 선회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당 최고위원 일부의 반발이 녹록치 않는 상황이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최고위원들의 거취와 직결될 수 있는 문·안·박 구상을 사전 논의 없이 제안한 문대표 처신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면전에서 문 대표의 공개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유승희 최고위원도 "정치지도자는 나만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던지는 것"이라고 문대표를 겨냥했다.


호남의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SNS 페이지에서 "문재인 대표가 광주까지 와서 호남민심을 품어주지도 못한 채 영남연대를 선언하고 호남을 무시한 발언은 타는 불에 기름을 부었다"며 "호남은 현 정권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이럴 수 있냐는 배신감을 토로한다"고 지적했다.

여당의 공세는 더욱 거세다.

이노근 의원은 "(문대표가)자기구명 방안의 하나로 문안박 연대를 하는 것이 정당한가"라며 맹비난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초재선모임 '아침소리' 정례회동에서 "문 대표 자체는 실각의 위기에 빠져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특히 연대 제안을 수용한 박 시장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현직 자치단체장이다. 그 때문에 공무원법상 중립의 의무, 공직선거법 상 지켜야할 여러 가지 의무가 있는 위치"라며 "이를 교묘하게 이용해서 탈법적인 방법으로 지도체제에 참여해도 된다고 하는데 이것은 전례도 없고 아주 부도덕한 행위"라고 몰아세웠다.

또 수용 여부를 고심하는 안철수 의원에게도 "안철수 의원은 솔직히 지역구에 나와도 떨어질까 말까 하다. 여론조사에서 (여당 후보와) 10%나 차이가 나는 결과가 공개됐다"며 "이런 아주 어려운 사람을 문 대표가 자기 위기의 구명운동에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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