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 선 野, 격랑 속으로

親盧 ‘문안박연대’vs. 非盧 ‘혁신전대’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5-11-30 16:58:35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 연대' 제안을 거절하고, 대신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자는 ‘혁신 전당대회’를 제안함에 따라 야권이 통합이냐, 분열이냐 하는 갈림길에 서게 됐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30일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 등 비주류는 일제히 안 의원 제안을 지지하면서 문 대표의 결단을 촉구한 반면, 주류 측은 문 대표의 사퇴와 공천혁신안 백지화를 시도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태”라며 “또 다른 당사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재 역할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니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박 시장의 중재가 쉽지 않아 보인다.

안 의원은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문안박 연대만으로는 당의 변화를 온 몸으로 느끼며 진실로 모두가 화합하는 감동과 파격을 만들기에 부족하다”며 “더 담대하고 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혁신전대'(1단계)→'천정배 신당과의 통합 추진'(2단계)으로 이어지는 로드맵을 제안했다.

안 의원의 이 같은 의중은 당내 비노계로부터 열렬히 환영받는 모양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은 현재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이는 지도부가 당과 당원을 하나로 통합하는 리더십을 못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갈등을 해소할 수 없으면 정공법으로 해결해야 하며, 국민과 당의 뜻을 따라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혀 사실상 안철수 의원의 혁신전당대회 요구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최고위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문재인 대표의 고민이 깊을 것 같은데, 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함께 고민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혁신전대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최고위원 동반사퇴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주 최고위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혁신 전당대회는 흔들리는 호남 민심을 잡을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안 전 대표의 생각에 공감한다”고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안 전 대표는 당내의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하면서 당의 혼란과 분열을 끝낼 수 있는 방안을 내놨다”며 “당내 지도자들이 당의 혁신과 통합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그 결과에 승복함으로써 당의 분란을 종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긍정평가 했다.

박지원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안 전 대표의 고언은 당에 마지막 희망과 애정을 가진 분들의 소리 없는 절규"라며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친노계는 혁신전대가 문 대표의 사퇴와 시스템 공천을 골자로 한 공천혁신안을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며 ‘문안박연대’가 유일한 대안임을 강조했다.

문 대표는 안 의원의 회견 직후 기자들을 만나 "문안박 연대 제안이 (성사)되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며 "안 대표께서 제안하신 방안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좀 더 의견을 들어보고, 최고위를 비롯해서 두루 의견을 듣고 난 뒤에 판단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친노 측은 전대를 위해서는 현 지도부 사퇴가 전제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반발하는 기색이다. 특히 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위에서 통과된 공천 혁신안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로 해석하는 분위기 지배적이다.

친노계 모 의원은 "안 대표가 당 통합을 위해 ‘문안박연대’제안을 수용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분열을 선택한 것 같다"며 "혁신전대를 하자는 것은 결국 혁신위가 만든 공천혁신 을 무위로 돌리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당대표가 사퇴해야만 전대를 할 수 있는 것인데, 이것은 2.8전대에 대한 불복“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선을 앞두고 문 대표와 안 의원이 세 대결을 하게 될 것이 불 보듯 빤한데, 이는 총선에도 도움이 안된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문안박연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호남 비노계 유성엽 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전대를 소집해 새 지도부를 뽑자며 자신도 출마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안철수 전 대표는 물론이고 문재인 현 대표께서도 참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유성엽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안 의원의 문안박 연대 거부에 대해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한 안 전 대표가 새 지도부 구성후 천정배 신당과의 통합 추진을 주장한 데 대해서도 "안철수 전 대표의 제안을 보면 2단계로 말씀이 되어 있다"면서 "2단계로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고 물리적으로 어렵다. 세대교체형 전당대회를 하되 원샷으로 한꺼번에 통합전당대회를 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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