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사퇴 거부의사 vs. 安 탈당 가능거론

친노-혁신전대 반대...비노- 문안박연대 반대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5-12-01 11:14:17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계파 간 갈등으로 인한 내홍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안철수 의원의 내년 초 전당 대회 개최 제안을 문재인 대표가 하루 만에 거부하면서 안 의원 측에선 탈당 가능성까지 흘리고 있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1일 " 안 의원의 제안은 혁신을 위한 새 지도부 구성보다는 문 대표 사퇴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면서 "문 대표가 주도한 당 혁신안을 제대로 실천도 해보기 전에 물러나란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표도 지난 29일 "혁신위의 혁신안조차 거부하면서 혁신을 말하는 것은 혁신의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안 의원의 혁신전대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맞서 안철수 의원은 전날 당의 심장부인 광주를 찾아 혁신 토론회를 갖고, 문 대표에게 이번 주 안에 자신의 제안에 답을 달라고 압박했다.

안 의원 측 일각에선 문 대표가 제안을 공식적으로 거부할 경우 탈당해서, 신당 세력과 연대하거나 새로운 정치 결사체를 만드는 방안까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공동지도부를 성사시키기 위해 중재에 나섰던 비노 진영 의원들도 문 대표의 결단을 압박하는 등 안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안 의원이 혁신전대제안을 계기로 비노 진영의 중심축으로 부상하면서 당내에서는 친노와 비노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친노 핵심 노영민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서, "전당대회 자체가 혁신일 수 없다. 확정된 혁신안 실천을 위해 당력을 모아야 한다"며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혁신전대 제안은 정치적 합의에 의한 축제의 전당대회가 아닌 줄세우기전당대회이고 이전투구 사생결단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고 혁신전대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 의원은 "안 의원의 혁신전대가 실현될 경우 혁신은 어려워지게 되고 후유증으로 인해 당력과 지지층 결집도 힘들어진다"며 내년 20대 총선 일정상, 조기 전당대회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표 선출과 관련된 룰 협상이 있고 집단ㆍ단일 지도체제 논의 등을 고려할 때, 지금부터 시작해도 (전당대회는) 내년 1월 중순이나 말에 가능하다"며 "현실적으로 이러한 과정을 밟기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공천작업이 들어가면 새 지도부가 (공천을) 낙하산으로 낙점하게 돼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문재인 대표가 최고위원들과 사전 동의 없이 문안박 연대를 발표했다는 비노 측의 비판에 대해 (문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 이후에 지속적으로 논의해왔다며 당내에 (문 대표가) 문안박 연대를 제안할 것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었나고 꼬집었다.

사실상 문 대표가 제안한 문안박연대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최근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범친노계 오영식 의원도 같은 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안의원을 겨냥, "당 대표에게 시도 때도 없는 사퇴요구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혁신전대만이 정답은 아니다"라고 반대했다.

다만 그는 문안박공동지도부를 뛰어넘는 세대교체형 리더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전병헌 최고위원은 사생결단식 분열전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고, 추미애 최고위원도 분열의 명분이 될 수밖에 없는 전대라면 마지막 남은 민주세력을 영원히, 뿔뿔이 흩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안의원의 비서실장 츨신인 비노계 문병호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안 의원이나 저나 또 많은 의원들이 당내에서 가능하면 분열하지 않고 당내에서 혁신하고 통합하기를 바란다"면서도 "만약에 당내에서 혁신과 통합을 실천이 불가능하다,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판단이 되면 새로운 흐름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탈당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문재인 대표가 또 다른 구상을 내줄지 모르겠다. 플랜B가 있다면 모르겠는데 만약에 없던 걸로 하고 지금 체제로 그냥 가겠다면 우리가 동의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 대표가 혁신위의 혁신안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혁신안이라는 게 금과옥조도 아니다. 그것을 고수할 수 없다며 새로운 지도부가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카드가 있으면 그 카드를 실천하면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상곤 혁신안에 목맬 것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그는 문 대표가 4.29 보궐선거에서 진 이후에 한 것이 없다. 4.29 보선에서 졌으면 정말 책임감을 통감하고 절실하게 이 당을 바꾸기 위해서 노력해야 되는데 그동안에 한 게 무엇이 있고, 무엇을 내려놓았느냐고 반문하면서 "이제 와서 뭘 힘들다고 그러느냐"고 꼬집었다.

안 의원의 측근인 송호창 의원도 이날 한 방송에 출연, 정부·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선 야권 전체가 힘을 합해도 모자랄 판에 3자 연대만으로는 힘이 너무 미약하다며 자 연대 문제가 아니라 전체를 다 통합할 수 있는, 우리 당이 먼저 전체가 하나로 결속하고 흩어져 있는 우리 당 바깥에 있는 분들까지도 힘을 모을 수 있는 통합전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혁신전대라는 것이 그냥 당 대표나 단순히 지도부를 새로 뽑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당이 획기적으로 변할 수 있는 혁신안의 내용을 당원과 국민들 앞에서 정말 경쟁적으로 보여주고 국민들의 최대한의 지원, 지지를 받는 혁신안을 갖고 당의 개혁과 혁신을 만들어내자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 밖의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나 손학규 전 대표 등 모두 다 힘을 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저희가 이 제안을 하고 있는 것은 정말 당이 벼랑 끝에 서 있는 백척간두에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통합을 하지 못하면 이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다 같이 죽게 되는 그런 상황까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송 의원은 안 의원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공멸의 길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비노 주승용 최고위원도 문-안-박 연대의 미흡성을 지적하며,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제안한 혁신 전당대회 개최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전날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국민과 당원의 민심은 리모델링 수준이 아니다. 특히 호남의 민심은 당명을 포함해 완전히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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