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비노, 떠들거나 말거나 ‘마이웨이’”

한상진 “친노 패권주의가 당 망칠 위험”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5-12-02 11:29:45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비노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김상곤 혁신안' 실행을 위한 ‘마이웨이’ 행보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일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현역의원 하위 20% 물갈이를 위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활동이 시작됐다.

전날 현역의원 지역 실사를 마친 데 이어 조만간 여론조사, 대면평가를 담당할 기관 선정하는 등 가급적 이달 안으로 평가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운 가운데 이달 중 총선기획단을 발족하고 공천관리위원회, 인재영입위원회 출범을 서두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례대표 추천 심사방식을 결정하기 위한 태스크포스 구성까지 마친 상태다.

이를 두고 당 관계자는 2일 “문대표가 안철수 의원의 혁신전대 역제안과 비주류의 '혁신안 원점 재검토' 주장을 ‘혁신안 흔들기’로 규정하고 이 모든 게 공천 탈락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비노계 주승용 최고위원이 “문 대표가 ‘(당을) 나가려면 나가고 해보려면 해봐라, 가지도 못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참패를 거듭하고도 이처럼 끈질긴 대표는 없었다”고 독설을 퍼붓고 나섰지만 문대표는 끄덕도 않는 모습이다.

실제 문 대표는 "혁신위의 혁신안조차 거부하면서 혁신을 말하는 것은 혁신의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실상 안 의원의 주장을 ‘진정성 없는 주장’으로 폄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비노 진영은 나중에 상황이 변하더라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문 대표의 '마이웨이'가 혁신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더라도 공천작업에 관여할 수 없도록 하려는, 결과적으로 친노계의 지분확대를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안철수 멘토'인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친노라는 용어는 쓰지 않지만 사람들이 친노라고 부르는 그룹이 모든 문제를 일으켜 조정해가는 어떤 전략을 쓰고 있다"며 "결과적으로는 당을 망칠 굉장히 큰 위험을 안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2012년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문재인-안철수가) 사실 협력해야 되는데 둘을 완전히 양분시키는 전략이 나와서 굉장히 상처를 줬다. 지금도 비슷한 것이 나오고 있다"며 "그런 것이 어디서 나오느냐, 안철수 의원 쪽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친노가) 말하는 것을 보면 상당히 양분법적이고, 자기 기득권을 앞세우는 그런 논리를 취하고 있다"며 "제 눈에는 그게 훤히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안철수 의원이 생각하는 것(혁신전대)이 훨씬 더 근본적인 처방"이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전날 '정권교체를 위한 야당의 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혁신토론회에서도 문재인 대표를 겨냥, "책임지는 행위를 통해 당이 단결하고 새롭게 나가자는데, 책임지는 게 정치적 자살인가"라고 반문했다. 문 대표의 사퇴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셈이다.

한 교수는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서도 "제1야당의 패권적 지배가 가지고 온 부작용"이라며 새정치연합에 책임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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