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비노, ‘치킨게임’벌이나
주승용, “당 대표가 당을 분란에 빠뜨려...최고위원직 사퇴”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5-12-08 11:01:02
문재인, “전당대회는 분열 후유증 남겨...安 탈당은 말 안 돼”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친노-비노 간 ‘치킨 게임(chicken game)’결말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퇴진을 압박하고 있는 비노 진영 의원들이 순차적 당직 사퇴나 최고위원회 참석 거부 등의 방식을 들고 나오자 문 대표 측은 선출직 최고위원이 사퇴할 경우 중앙위원회 통해 충원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비노계 주승용 최고위원이 8일 사퇴를 공식선언했다.
주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밤새 고민했다"며 제1야당의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문재인 대표와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당을 단합시키기 위한 방안과 대표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했으나 대표에게는 당을 살리고, 화합을 위한 진정한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주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표를 겨냥, “외부에서 적들이 쳐들어오면 집안싸움을 멈추고 함께 싸우는 법인데,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동지들을 적대시하며 분열에 앞장서고 있다”며 “대표는 당을 살리기 위한 통합에 나서지 않고, 당을 분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선거에서 패배한 지도부는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지도부는 두 차례의 재보선에서 전패하고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다. 호남은 4월 재보선 때부터 ‘민심의 경고등’을 켰으나, 대표는 호남의 민심을 애써 무시하며 오히려 모욕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지도부의 일원인 저의 책임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민심이 떠나고, 당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는데, 저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제가 먼저 책임지고 결단하겠다"며 "문재인 대표께서 당을 살리기 위해 결단해주셔야 한다”고 언급, 사실상 동반퇴진을 촉구했다.
주 최고위원 사퇴 이후에도 최재천 정책위의장, 정성호 민생본부장이 순차적으로 당직을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비노 진영 일각에서는 문 대표가 사퇴를 거부할 경우 이달 말까지 최소 20여명의 의원이 탈당하는 분당 시나리오까지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병호 의원은 "문 대표가 사퇴를 거부하고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결행하면 이번 일요일(13일)부터 1차 탈당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며 "12월 말까지 최소 20명에서 최대 40명의 의원이 탈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섭단체 요건(20석)만 갖추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80억원 정도의 국고보조금이 나오기 때문에 창당이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또 당내 비노 진영은 ‘야권 대통합을 위한 구당모임(구당모임)’을 구성하고, 이날 오전 첫 모임에서 혁신전당대회 개최를 강력 촉구했다.
전날 꾸려진 구당모임에는 김영환 강창일 김동철 신학용 김영록 노웅래 문병호 유성엽 이윤석 장병완 정성호 박혜자 최원식 황주홍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모임 간사는 노웅래 의원이, 연락간사는 최원식 의원이 각각 맡기로 했다.
이들은 "현 지도부 체제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데 인식을 함께 한다"며 "국민과 당원의 뜻을 모으고 야권 대통합과 혁신을 실천하는 전당대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혁신전대는 안철수 의원이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연대’제의를 거부하며 역제안했던 것으로 문 대표가 이를 거부한 바 있다.
하지만 문 대표측 관계자는 "주 최고위원이 사퇴하면 중앙위를 통해 다른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방안으로 맞대응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문재인 대표는 이날 관훈클럽 초청토론에서 "저와 안철수 대표 간에 승패를 가리는 것이 그것이 단합의 방법 이겠느냐"며 거듭 혁신전대 제안을 거부했다.
그는 "(전당대회는) 분열하는 많은 후유증을 남기는 것이 분명한데 언제 총선을 준비하며 언제 혁신하겠느냐.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탈당할 것처럼 하는 것이 여러 가지로 곤혹스럽고 난감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표는 이에 따른 안 의원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안철수 전 대표는 우리 당의 공동창업주이기 때문에 탈당은 말이 안된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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