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중도신당’이 나와야 하나

고하승

| 2015-12-10 23:58:35

편집국장 고하승


한국인 가운데 스스로를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자신을 진보적이라 여기는 국민보다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이라면 각종 선거에서 진보정당으로는 결코 보수정당을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실제 국민일보가 창간 27주년을 맞아 여론조사전문기관 지앤컴퍼니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우 보수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0%, ‘다소 보수적인 편’은 33.7%로 ‘보수’라는 응답은 37.7%다.

반면 ‘매우 진보적인 편’은 2.1%, ‘다소 진보적인 편’은 15.5%로 ‘진보’라는 응답은 17.6%에 그쳤다.
이런 현상은 정당 지지지도 조사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정당 지지도를 묻는 질문에 새누리당이 41.4%로 가장 높았고 새정치민주연합이 22.7%, 정의당은 4.1%를 기록했다.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의 지지율 합해야 새누리당 지지율의 절반 수준을 겨우 넘어 서게 되는 것이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돌직구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 39.9%, 새정치민주연합 19.1%, 정의당 10.7%로 집계됐다. 제 1야당의 지지율이 여당 지지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두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야당은 죽어도 어떻게 해 볼 방도가 없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진보’를 버리고 ‘중도’로 방향을 바꾸면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

우선 자신의 이념적 성향에 대해 대답이 35.4%로 단일 응답으로는 가장 높게 나왔다. ‘잘 모름’이라는 응답 역시 9.3%에 달했다.

즉 스스로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라고 응답한 적극적인 중도 35.4%와 ‘잘 모름’이라고 밝힌 소극적인 중도 9.3%를 합치면 ‘중도’응답은 44.7%로 ‘보수’응답보다 높은 것이다.

정당지지도 조사에서도 지지 정당이 없거나 모른다는 응답률이 29.9%에 달해 기성 정당에 대한 불신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 어느 정당에도 소속되지 않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4.4%로 1위로 조사됐다. 반면 야당의 문재인 대표는 7.6%, 여당의 김무성 대표는 7.2%에 불과했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어쩌면 이념상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라는 중도성향의 유권자들 35.4%, 그리고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등 기존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무당층 29.9%, ’반기문 총장을 지지한다‘는 24.4%는 보수-진보로 나뉘어 갈등을 빚고 있는 극단적인 양당체제에 염증을 느끼고 중도신당의 탄생을 염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실 이 같은 기성정당에 대한 불신은 과거 ‘안철수 현상’이 초래됐던 때와 매유 유사하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안철수 의원에 대한 지지율은 그리 높지 않다. 실제 여야 차기대권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안 의원의 지지율은 6.7%로, 비록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양당 대표가 기록한 7%대보다는 낮게 나왔다.

아마도 중도신당 창당을 포기하고 민주당과 통합해버린 데에 대한 불만이 아직까지도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여론은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중도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쪽으로 쏠리고 있다.

돌직구뉴스에 따르면 새정치연합 지지자들 가운데 60%가 ‘안철수 의원이 탈당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무당층에서도 ‘알철수 탈당’응답은 31.2%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안철수 의원에게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중도정당을 창당하라는 국민의 지엄한 명령일지도 모른다. 안 의원은 국민의 뜻을 저버리고 독단적으로 민주당과 통합 결정을 내렸던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차원에서라도 ‘중도정당’창당의 밀알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힌편 지앤컴퍼니가 실시한 여론조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3일까지 19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가구 유선조사(RDD) 및 패널 온라인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p이고 응답률은 12.3%이다.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는 지난 8일~9일 이틀간, 대한민국 거주 성인남녀 1047명을 대상으로 ARS여론조사(휴대전화 RDD)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3.2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0%p이다.

이들 여론사의 자세한 조사결과는 중앙선관위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