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손학규계, 목소리 커졌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5-12-11 12:04:03

'큰' 친노계는 잇단 구설수로 입지 위축

[시민일보=이영란 기자]새정치민주연합이 당 내홍으로 위기 국면에 처해 있는 가운데 손학규계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어 주목된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11일 “당이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선이라는 건곤일척의 판을 앞두고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주주라 할 수 있는 친노ㆍ친문(친 문재인)그룹이 위축되는 반면, 소수의 친손(친 손학규) 입지가 상대적으로 넒어 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친노 그룹에 속해있는 인사는 문재인 대표를 비롯해 문희상, 유인태, 노영민, 신기남, 최재성 의원 등이다.

하지만 문 대표는 친노계의 잇따른 비리 의혹으로 비노계로부터 '엎친 데 덮친 격;의 공격을 받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 친노 중진 문희상 의원은 지난 2004년 한진그룹 관계사인 미국 브리지웨어하우스에 자신의 처남 김씨의 취업을 청탁한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고 아들의 로스쿨 졸업 청탁 논란에 휘말린 신기남 의원과 상임위원회 소관기관에 시집을 강매한 의혹을 받아온 노영민 의원도 ‘엄중 징계’ 대상이 되어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된 상태다.

징계의 칼자루를 쥔 안병욱 심판원장은 “현역 의원에게 엄중 징계라면 총선 출마 자격과 관련된 것일 수밖에 없다. 해당 의원들은 최소한 당원자격 정지까지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조원 당무감사원장은 노영민 의원에 대해 “예산 국회가 열리는 과정에 북콘서트를 열고 그뒤에도 회관에서 일부 책을 판매한 것은 당의 품위뿐만 아니라 본인의 품위를 크게 훼손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윤리심판원에 엄중 징계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또 신기남 의원에 대해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냈고, 현역 4선 의원의 위치에서 볼 때 학교를 방문하고 의원회관에서 로스쿨 원장의 해명을 듣는 것은 대학의 자율성과 학사운영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러한 측면에서 윤리심판원에 엄중한 징계를 요구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친노 진영은 가장 큰 세력이면서도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이런 가운데 정계은퇴 선언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복귀설이 나오고 있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 계열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신학용, 조정식, 이춘석, 이언주, 이찬열 의원 등을 비롯 ‘통합행동’의 김부겸 김영춘 전 의원이 손 전 고문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신학용 의원은 최근 첫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현역 물갈이’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이언주 의원은 "더 이상 구세주는 없다. 세대교체형 리더십을 창출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을 모두 배제한 세대교체형 지도부 구성을 제안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안철수 양 진영의 기싸움이 전남 강진에 칩거 중인 손학규 전고문에게 의외의 '수혜'를 주는 결말로 끝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이번 당 내홍이 초선에 불과한 문대표의 정치적 경륜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시각도 있는 만큼 손 전대표와 그 측근을 향한 여의도 정가의 '관심'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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