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국민의당, 야권연대 놓고 중구난방

문재인-심상정, 범야권연대...김종인, 시기적으로 맞지 않아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1-26 12:28:04

안철수-김한길, 연대불가...천정배-주승용 제한적 연대가능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야권연대 문제로 심각한 내분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민주 문재인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0대 총선을 앞두고 '범야권 전략협의체'를 구성, 사실상 '연대' 방침을 확인한 데 대해 더민주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은 26일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국민의당에서도 안철수 의원은 연대불가를 천명했으나 전날 국민의당에 합류한 천정배 의원은 비호남 연대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민주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만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범야권 전략협의체'에 대해 "문 대표가 심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뭐가 이뤄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평가절하 했다.

김 위원장은 "후보 단일화라는 것은 선거 막판에 야권의 의석을 어떻게 확보해야 하느냐는 측면에서 이야기할 문제"라며 "아직 공천 과정도 끝나지 않았고 선거에 정식으로 돌입하지도 않았는데 미리부터 후보를 단일화해야 되겠다는 이야기를 한다는 게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전날 "야권 혁신과 연대에 대한 그간의 논의 내용을 김종인 선대위원장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후속 논의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으나, 김 위원장 설득작업이 수월해 보이지는 않는다.

국민의당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안철수 의원은 그동안 줄곧 '연대불가'를 외치며 단호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특히 문재인 대표가 야권 분열을 우려하는 시각과 관련해서는 "바로 그런 인식과 태도 때문에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권을 내주고 무력하게 끌려 다니는 참담한 상황을 만든 것"이라며 "지금은 만년야당의 기득권을 지킬 게 아니라 수구지배체제에 강력한 균열을 낼 때"라고 거듭 독자노선을 주장했다.

김한길 의원도 4.13 총선에서 더민주와의 연대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실제 김 의원은 탈당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 2일 안철수 의원과 만나서도 총선 야권 연대 불가 방침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천정배 의원은 "단정적으로 그렇게(야권연대 불가) 말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천 의원은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지역주의가 완화돼 1 대 1 구도가 야권에 유리하다. 안철수 의원 지역구(서울 노원병)도 정의당 후보(노회찬)가 나오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서 선거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천 의원은 호남에선 경쟁하되 비호남 지역에선 더민주와의 연대를 주장하는 입장이다.

이 가운데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도 이날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 후보 난립으로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로 당선될 수 있는 데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가 있어야 한다" 며 제한적 연대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어 야권연대에 대한 야권의 중구난방 처방이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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