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홍문종, ‘TK 물갈이론’ 힘싣고

대구 현역들, ‘예비후보 등록' 맞불 놓고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1-27 13:23:04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누리당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과 홍문종 의원이 ‘TK(대구 경북)물갈이론’에 힘을 싣는 가운데 대구지역 현역의원들은 27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는 등 맞대응에 나섰다.

최근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서 물러나 당으로 돌아온 최경환 의원은 대구 경북 지역 현역 의원들을 비판하며 물갈이를 촉구했다.

최 의원은 최근 지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역민 80%의 지지로 박 대통령 뽑았으면 ‘잘 보좌해 성공시키라’는 미션을 준 건데 대선 불복 등 야당 공격으로 정부가 힘들 때도 TK 의원들은 보이지 않았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천받고 후광에 힘입어 당선된 대구·경북(TK) 국회의원들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무슨 역할을 했나”라고 쏘아붙였다.

최 의원은 또 “(TK 의원들이) 정책적 뒷받침이라는 소명은 잊은 채 뒷다리를 걸고 비아냥거리는 일만 있었다”면서 “나를 포함해 유승민 의원까지 이제라도 반성해야 한다. 국정운영 뒷받침을 못한 반성이 없었기 때문에 이 상황(물갈이론)까지 온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대통령이 오죽 답답했으면 그런 말(진실한 사람들)까지 했겠느냐”고 한탄했다.

친박 중진 홍문종 의원도 이날 발간된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작심한 듯 날을 세웠다.

특히 유승민 의원에 대해 홍의원은 “ 2005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문한 유 의원을 대구 동을 지역구 재선거에 당선시켜준 이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의 친구인 이강철 전 청와대시민사회수석을 누르고 지역구 배지로 갈아타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당시 여당의 물량공세를 몸으로 막아낸 분이 누구냐. 박근혜 대표라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라며 “박 대통령에게 섭섭한 일이 있었다 해도 일일이 밖에서 얘기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한 이상, 그게 나라를 망하게 하거나 이적행위가 아닌 바에야 끝까지 도와드려야 한다. 유 의원은 일이 터질 때마다 이건 이래서 잘못이고, 저건 저래서 틀렸다며 입바른 소리를 해왔다. 자기가 무슨 정치 판관(判官)인가? 자기의 인기를 위해 대통령을 계속 희화화해서 되겠느냐”고 질책했다.

이어 "유 의원은 지금도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사랑한다고 말한다"며 "뒤에서는 계속 대통령을 어렵게 하는 발언과 행동을 하면서 그런 말을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이번 총선에서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당선되느냐에 (승패가)좌우된다고 본다. 뛰어난 능력을 갖춘 인물이 원내에 많이 진출할수록 대통령의 임기 후반 국정운영도 원활하고 정권재창출도 더 용이한 것”이라면서 “TK에서 대통령과 가깝다고 여겨지는 후보들이 (경선에서) 밀린다면 그게 바로 레임덕의 시작이다.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에서조차 박 대통령 사람들이 낙선한다면 탄탄하던 대통령의 지지기반은 순식간에 위태로워진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구에서는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이재만 전 동구청장 등 이른바 6인의 '진실한 사람'들이 연대해 경선 승리에 대한 결의를 다진바 있다.

이에 따라 ‘TK 물갈이론’에 힘을 싣는 친박계의 총선 전략 시나리오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위기감을 느낀 TK 현역 의원들이 서둘러 예비후보에 등록하는 등 반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미 김상훈, 김희국, 권은희 의원이 예비 후보로 등록했고 류성걸 의원도 이날 등록을 마쳤다.

의정보고회나 행사 참석 등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현역 의원 특권을 버리고, 직접 지역구를 돌며 맞불 작전을 펼치겠다는 뜻이다.

권은희 의원은 "우리 주민들이 염증을 느끼고 싫증을 느끼고 있다. 진박 논란은 종식이 돼야 한다"며 ‘진박 마케팅’을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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