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통합 안철수-김한길 충돌
안 “낡은 야권 재구성해야...무조건 통합은 안돼”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3-07 10:28:03
김 “통합적 국민저항체제 꼭 필요...지금이 적기”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을 놓고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미 야권통합 제안을 거부하기로 결론 내린 가운데 안철수 공동대표는 7일에도 거듭 ‘통합불가’ 방침을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무조건 통합으로는 새누리당을 못이긴다”며 “낡은 야권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들의 목표는 기존의 거대 양당구도를 깨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안대표는 또 새누리당 내 '진박(眞朴)-비박(非朴)' 간 계파갈등을 언급하며 "경제위기를 자초하고도 정치놀음에 몰두하는 정당에 우리나라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 국가 비전을 제시하기보다 치졸한 내정에 몰두하는 정당에게 단호한 회초리를 주는 4월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전날에도 마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통합으로 의석을 몇 더 늘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정권교체의 희망은 없다. 만년 2등, 만년 야당의 길이며 '정권교체를 못 해도 좋으니 국회의원 다시 됐으면 좋겠다'는 전략 아닌 전략"이라고 통합제안을 비판했다.
특히 그는 "국민의당과 저는 힘들고 두려운 광야에 있다"며 "저를 포함해 모두 이 광야에서 죽을 수 있다. 그래도 좋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면서 "김종인 대표가 새누리당의 승리를 막기 위해 야권통합을 하자고 했지만, 이는 진정성이 없는 제안"이라며 "천정배 공동대표를 떨어뜨리려 자객공천을 해놓고 통합을 말할 수 있느냐"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김한길 선대위원장은 이날 "안철수 공동대표가 강조한 통합적 국민저항체제가 꼭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며 야권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 안대표와는 다른 견해를 보였다.
이어 "야권이 개헌저지선 이상을 지키는 일은 나라와 국민과 역사를 지키는 일"이라면서 "우리 당만 생각하는 정치가 아니라 나라와 국민과 역사를 생각하는 정치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새누리당의 개헌선 확보를 저지하기 위해 통합 논의에 나서야 한다며 안 대표의 통합 거부방침에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김 위원장은 그동안 물밑에서 더민주 측과 통합 논의를 지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당 연석회의에서도 통합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통합에 찬성하던 의원들이 점차 통합 불가론 쪽으로 기울자 회의 막바지에 홀로 회의장을 빠져나오는 등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었다.
한편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4.13 총선과 관련한 김종인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에 대해 뛰어난 ‘전략전술’이라고 평가했다.
친박 핵심인 홍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에 출연, “수도권에서 출마하고 있는 새누리당 후보들 입장에서 보면 지금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행보가 상당히 위협적”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의당 후보로) 수도권에 출마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선거를 하고 있다”며 “(통합제안이) 국민의당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 김한길 선대위원장이나 이런 분들도 지금 여론조사에서 아주 굉장히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며 “그런 사람들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안철수 의원 입장에서는 죽어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내부에 있는 사람들을 단속하기에는 참 어려움이 많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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