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친노패권 청산 의지 물건너 갔나
막말 김경협, 경선 명단에...천정배-김한길 입지 위축?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3-09 15:46:03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9일 '세작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친노핵심 김경협의원을 경선 명단에 올리면서 국민의당 내 대표적 야권연대론자인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선거대책위원장의 입지가 무색하게 됐다.
더불어 김종인 대표 역시 "말만 앞세우고 보여준 게 없다"며 "'성역 건드리기'는 총선용이었느냐"고 반발하는 분위기에 몰려있는 처지다.
실제 더민주 홍창선 공관위원장이 이날 발표한 경선 확정 명단에 '비노는 새누리당의 세작'이라는 발언으로 당 내 윤리심판원의 징계를 받은 바 있는 핵심 친노 김경협 의원이 부천 원미구갑 경선자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의원은 지난 해 6월 SNS에 "비노는 새누리당원이 잘못 입당한 것"이라며 "이제라도 번지수를 잘 찾아가시길. (당원의 기본 자격이 없는 비노는) 새누리 세작들이 당에 들어와 당을 붕괴시키려다 들통난 것^^"이라고 적었다가 이 일로 징계를 받았다.
지난해 7월 16일 당직 자격정지 3개월을 받았다가, 8월12일 2개월로 감경된 것.
김의원 뿐만 아니다.
지난해 5월 술에 취해 경찰 지구대를 찾아가 "바바리맨을 찾아내라"고 호통을 치는 등 물의를 일으켰던 유대운 의원도 이번 경선자 명단에 포함됐다.
실제 김한길 위원장은 지난 8일 국민의당 탈당파들이 야권통합에 나설 수 있는 명분찾기의 일환으로 더민주의 패권정치 청산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이 패권주의 때문에 더민주를 탈당했다”며 더민주 김종인 대표에게 “더민주 내부 패권주의를 청산하는 일을 선행하라”고 요구했었다.
국민의당 정치혁신특별위원회는 최근 ‘친노 패권 및 무능한 86세력’으로 이해찬(세종)·이목희(서울 금천)·정청래(마포을)·김경협(경기 부천원미갑)·전해철(안산상록갑) 의원 등 5명을 꼽은 바 있다.
그러나 더민주가 이날 김경협 의원을 경선자 명단에 올리면서 사실상 국민의당 요구를 일축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당 김정현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오늘 발표된 더민주 경선지역 발표 내용을 들여다본 국민들이라면 혀를 찼을 것이다. 친노 패권적 행태에 앞장선 인사들이 경선을 가장해 다수 포함된 것은 친노 패권 공천의 또 다른 버전, 시즌2에 불과하다”며 “김종인 더민주 대표가 입만 열면 친노 패권적 행태를 씻어내겠다고 공언했는데 앞뒤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런 식의 눈가림으로 국민을 속이려 했다면 유치할 뿐이다. 국민들은 앞으로 발표될 컷오프 명단을 주시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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