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박종희, 유승민에 탈당 압박

洪 “당당히 걸어 나가라”...朴 “결단의 시간 다가와”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16-03-22 12:25:18

[시민일보=전용혁 기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컷오프’(공천배제) 되면 무소속으로 출마하기 위해 유 의원의 지역구 사무소 직원들이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당내 친박계 핵심 인사인 홍문종 의원과 공천관리위원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이 22일 사실상 유승민 의원의 탈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홍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아마 당 공천관리위원들이 유 의원에게 '당으로부터 공천받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시그널(신호)을 보냈을 것"이라며 "본인도 그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고, 그것에 대해 여러 가지 (출마) 대비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승민 의원에게 "당당히 걸어 나가라. 그것(탈당권유)이 유승민에 대한 예우이자 그나마 애정의 표시"라고 압박했다.

이어 "우리는 그렇게(탈당권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거의 나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홍 의원은 "유 의원이 '당과 정체성이 달라서 당당하게 무소속으로 심판을 받겠다', '나하고 가까운 사람들과 같이 심판을 받겠다'고 말하는 것이 제대로 된 리더가 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 의원이) 스스로 책임지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 의원이 리더로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거듭 자진 탈당을 촉구했다.

박종희 사무부총장도 같은 날 YTN 라디오에 출연, 유승민 의원에 대해 “칩거가 오래되면서 마치 탄압받는 인상을 받고 있지 않느냐. 결과론적으로 보면 처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분들이 많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의 정체성이라든가 원내대표를 했을 때의 역할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보면 공천을 주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정말 오랜 시간을 두고 고뇌의 고뇌를 거듭했지만 이제 결단의 시간이 다가온 것 같다”고 압박했다.

다만 박 부총장은 “새누리당 적극 지지층은 빼고, 무당층이라든가 중도층은 공관위에서 유 의원에게 불이익을 주면 안 된다, 이런 여론이 많이 있다”며 “여론 동향, 언론 동향을 보면 유 의원에게 동정적인 여론도 있는 것 같아서 참으로 힘든 결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 임기가 이제 2년 밖에 남지 않아서 잘 뒷받침해야 하는데 그 동안 당내에서 단합이 안됐다”며 “야당과의 협상을 하다 보니 여러 가지가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느냐. 그런 혼선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고 강조했다.

홍문종 의원도 "국민들에게 표를 많이 받고 당선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전심전력으로 힘을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20대 국회에 할 일이 많다. 국민들도 우리의 '고육지책'을 알아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에 머물고 있는 유 의원의 참모들은 그동안 여론조사 경선에 대비해 조사 대상자들의 연령대별 가중치에 대한 정보를 취합했으나 전날부터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유 의원의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끝까지 공천위 결정이 나오지 않는다면 내일(23일) 탈당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우리가 자발적으로 당을 떠나는 것처럼 보이지 않기 위한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보등록기간(24~25일)에 당적을 이탈한 사람은 선거법상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없기 때문에 유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면 23일까지는 새누리당 당적을 정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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