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투톱’갈등 본격화
안철수, “중도”vs, 천정배 “선명 야당”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16-04-21 15:15:00
‘당권-대권 분리론’으로 분열 가능성도
[시민일보=전용혁 기자] 4.13 총선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국민의당 ‘투톱’체제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중도를 표방하는 반면, 천정배 공동대표는 ‘선명 야당’을 강조하는 등 양측의 신경전이 팽팽하다. 당내 일각에선 ‘당권-대권 불리론’으로 분열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는 21일 "야당다운 야당성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정배 대표는 이날 KBS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불필요한 싸움이나 이념 논쟁은 자제해야 하지만 민주주의와 민생이 반드시 꼭 떨어져 있지 않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천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중도를 표방하는 안철수 공동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천 대표는 지난 1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월호 참사, 자원외교 비리 의혹, 방산비리, 테러방지법, 서민 증세 논란, 누리과정 예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 개성공단 가동 중단 등을 열거하며 “청문회·국정조사 등의 모든 의회 권력을 발휘해 구(舊)정권 8년의 적폐를 단호히 타파하겠다”고 말했다가 당내에서 거센 역풍을 맞았었다.
그동안 안철수 대표는 “민생 현안부터 처리하는 게 우선”이란 입장을 강조해 왔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지금은 민생이 먼저”라며 “민생을 해결하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민생이 지금 어려운 상황에서 우선순위는 민생에 둬야 한다”고 천 의원의 의견에 반대했다.
특히 박지원 의원은 “우리가 무슨 혁명군이라도 되는 줄 아느냐”며 “국민의당이 마치 완장을 찬 것처럼 착각해선 안 된다”고 쏘아붙였다.
천 의원의 이날 발언은 이같은 당내 반대의견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향후 국민의당 노선을 놓고 안철수 대표와 한판승부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천 대표는 "경제와 민생에 관련된 정책, 비전 이런 것들을 더 정교하게 만들고 강력하게 실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과제"라면서도 "그런데 우리는 야당이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나 새누리당 정부의 여러 실정에 대해 견제해야 하는 임무가 있다"고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했다.
이른바 ‘당권-대권 불리론’도 양측의 갈등을 촉발하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천정배 대표는 "대선 나갈 분들(안철수)은 일 년 전부터는 당직을 맡지 않아야 한다는 게 당헌에도 있고 정치권 내에서 정착돼 있는 룰"이라며 "그것이 원칙적으로 지켜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천 대표는 "안 대표는 대권주자로 가셔야 하는데 그러면 12월 이후에는 대선 주자로 가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안 대표가 오는 7월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출마하더라도 대선 1년 전인 12월에 그만둬야 하는 만큼 당권 도전은 적절치 않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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