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이번에도 토사구팽? "문재인 더는 안본다"

“낭떠러지에서 구해 놨더니…친문 사람들 괘씸하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4-25 09:55:30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4.13 총선 이전까지는 찰떡공조를 이루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김종인 전현직 대표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관련기사 2면>

급기야 ‘토사구팽’위기에 내몰린 김종인 대표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려는 것을 구해놨더니 이제 와서 엉뚱한 생각들을 한다"며 문재인 전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기에 이르렀다.

더민주 관계자는 25일 “총선 전까지만 해도 선거 결과를 놓고 ‘김종인-문재인은 공동 운동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지난 22일 두 사람의 회동 이후 양측이 서로 다른 말을 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고 말했다.

실제 김 대표는 전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려는 것을 구해놨더니 문 전 대표와 친문(親文)이라는 사람들이 이제 와서 엉뚱한 생각들을 하려고 한다”며 “더 이상 문재인 전 대표를 개인적으로 안 만날 것”이라고 불쾌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김 대표는 “친문 사람들이 호남에서 총선 때 패한 책임을 (내게) 돌리기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내가 반대해서라고 말하기 시작했는데, 그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괘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문 전 대표가 아니라 주변 인사들이 그런 논리를 펴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별개는 무슨 별개냐. 같은 사람들이지”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내가 만찬에서도 친노, 즉 당신 편은 당신이 통제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문 전 대표가) 청와대 행정관 등을 한 사람은 많지만 자기 말을 안 듣는 친노도 많다더라. 거기에 대고 내가 뭐라고 하나"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대선에서 문 전 대표를 돕지 않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야당을 수권정당으로 만들려고 왔지, 대선에서 어느 특정인을 위해 하긴 뭐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지난 22일 총선 후 처음 가진 문 전 대표와의 만찬 회동과 관련, “문 전 대표가 (회동 후 기자들에게) 당에 수권비전위원회를 만들 테니 나에게 맡아달라고 했다는데 그런 얘기를 만찬에서 한 적이 없다”며 “대선 후보 가능성은 있다지만 확정된 것도 아닌데 어떻게 나에게 그런 얘기를 했겠느냐”고 반박했다.

문 전 대표가 김종인 대표에게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상처를 받게 될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선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가 ‘경선에서 나서시면 어떻겠느냐’고 해서 관심이 없다고 했고, 당이 정비를 하려면 현 비대위 체제를 조금 더 가지고 가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김 대표가 ‘합의추대든 경선이든 당권에 욕심이 없다’고 말해 저도 ‘출마하시면 괜히 상처만 받게 된다’고 말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김 대표가 대선 때까지 역할을 계속 하셔야 한다. 가칭 ‘수권비전위원회’등을 맡아서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과 대안을 발전시켜 주신다면 당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의 대표였던 김 대표에게 당 하부조직인 특정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으라는 것으로 사실상 토사구팽인 셈이어서 김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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