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손학규계, 김종인 ‘방패’되나
이개호, 호남패배 ‘문재인 책임론’제기...‘전대연기론’주장도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4-26 11:10:51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계속되는 친노 공세에도 나서는 이가 없어 고립무원 처지로 몰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위해 당내 손학규계가 '방패막이'로 나서게 될 지 주목된다.
더민주 이개호 비대위원은 26일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전당대회 연기론에 대해 "상당히 의미 있다"며 김종인 비대위 체제 연기 주장에 힘을 보탰다.
더민주 후보로 전남지역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개호 위원은 20대 총선 과정에서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의 지지를 받은 손학규계 인사다.
특히 그는 "전대 연기는 정권교체를 위한 준비를 하는데 현행 김종인 체제의 연기를 말하는 것"이라며 "김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우리 당이 선전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분인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선 각을 세웠다.
그는 "김 대표가 앞으로 (문 전 대표를) 만나면 녹음기를 가져와야겠다는 말까지 했다"며 두 사람이 회동 이후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 대해 김 대표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문 전 대표가 총선에서 자신의 정계 은퇴와 호남 지지를 결부시킨 것과 관련, "(호남참패가) 문 전 대표 혼자만의 책임이라고 볼 순 없지만 책임은 일단 분명히 있다"고 문 전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전 대표는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지 매듭을 지어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총선 선거기간 광주를 찾아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겠다면 미련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전날 광주를 방문한 이 위원은 "아직 더민주에 대해 크게 우호적인 것 같진 않다"며 "그동안 큰 실망을 광주시민에게 드려서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광주 시민은 저희에게 정권교체를 하라는 열망을 보였지만 우리는 대권보다는 중권, 소권에 더 집착하는 그런 계파싸움을 하면서 굉장히 큰 실망을 드렸다"며 "그런 부분을 극복하는 것이 민심을 다시 찾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꾸려진 김종인호 2기 지도부에는 양승조·김영춘·이춘석·이개호 의원 등 손학규계가 대거 등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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