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여론조사 ‘부정확’ 71%

與, “역선택 문제 심각”...‘여론조사 반영 폐지’가능성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4-30 23:58:03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4.13 총선 이후 선거 여론조사의 정확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28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김병호) 미디어연구센터가 4.13총선에서 투표했다고 응답한 11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거여론조사가 과학적이며 정확하다는 의견에 대해선 반대 의견이 71.0%에 달했다. 선거여론조사가 편향되지 않고 공정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68.5%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에서는 공직후보 등을 선출할 때 여론조사 결과를 일정비율 반영하는 방식을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당선인 모임에서 "모내기를 할 때도 기계가 닿지 않는 데는 손으로 하는데, 전제조건은 고려하지 않은 채 상향식 공천을 당론이라고 밀어부쳤다. 그게 얼마나 우매한 것이냐"라면서 "현역 기득권을 유지하는 (상향식) 공천에 틀린 여론조사를 갖고 후보를 선정한 것"이라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상향식 공천’ 이라는 미명아래 맞지도 않는 여론조사로 경선을 실시한 것이 패인이라는 주장이다.

또 다른 의원은 "20대 총선 사흘 전, 한 매체는 ‘전문가들이 보는 판세 분석’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놓았는데 하나도 맞지 않았다”며 “이런 엉터리 같은 여론조사로 후보를 선출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당시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새누리당 155석, 더불어민주당 100석, 국민의당 25~28석, 정의당 8석 등으로 예측했다. 오피니언라이브 윤희웅 센터장도 새누리당 155석, 더민주 99석, 국민의당 31석, 정의당 7석으로 엇비슷한 수치를 제시했다.

엠브레인 이병일 상무 역시 새누리당이 158~170석, 더민주는 93~94석, 국민의당 28~30석 정도를 전망했다. 하지만 결과는 새누리 122석, 더민주 123석, 국민의당 38석으로 전문가들의 예측한 수치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렇게 현실과 맞지 않는 여론조사로 공직후보를 선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역선택 문제도 심각하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결선 여론조사 경선에서 탈락한 새누리당 신성범(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은 “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때문에 졌다”며 “당의 후보를 선택하는데 당원들의 의견은 무시되고 새누리당 후보 경선에 상대당이 지지하는 후보가 선택되는 어처구니없는 역선택이 여론조사에 반영된 사례”라고 주장했다.

또 결선투표까지 갔다가 탈락한 최형두(경기 의왕과천) 새누리당 예비후보도 “상대당 지지자인 것처럼 속여 여론조사에 참여한 뒤 비교적 상대하기 쉬운 후보를 고르는 이른바 ‘역선택’문제가 드러났다”며 “국민경선제의 문제점은 분명히 검토되고 고쳐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새롭게 구성될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오는 6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여론조사 반영을 대폭 축소하거나 아예 폐지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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