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내부갈등 심상치 않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5-15 12:42:36

더민주, 호남패배 ‘김종인 책임론’연일 제기
국민의당, 당 요직은 ‘안철수 사람’들로 북적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야당은 총선 이후 당내에서 주류-비주류 간 은근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수면 위로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내부 갈등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휴화산 상태로 전당대회가 시작되면 계파 간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민주= 총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당내 갈등조짐으로 은 심각하다.

더민주의 호남패배에 대해 당밖에서는 ‘반문재인 정서’때문으로 보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김종인 대표 책임론이 계속 불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2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 기획 행사로 진행된 '광주시민에게 듣는다' 에서는 김 대표에 대한 비판이 봇물을 이뤘다.

오경미 한국퍼실리테이터연합회 광주전남지회 기획이사는 "5.18의 가치를 훼손하는 비대위원장을 세웠다는 불편함과 자괴감에 정점을 찍은 것이 셀프공천이었다. 거기서 민심이 굉장히 돌아섰다"고 김 대표를 성토했다.

특히 김 대표의 '셀프 공천'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오 이사는 총선 공천 과정에서 불거졌던 김 대표의 '셀프 공천' 논란에 대해 "제 자식이 아무리 똑똑해도 (특채로) 넣지 못하는 세상"이라며 "본인이 본인을 비례대표로 넣는 것을 보고 그래도 2번은 좀 심하지 않나라고 느꼈다. 그 부분에서 민심이 굉장히 돌아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 측 관계자는 “호남에서 패배하면 정계은퇴하고 대선도 불출마하겠다는 문재인 전 대표가 약속을 번복하기 위해 ‘호남패배는 문재인 탓이 아니라 김종인 탓’이라고 우기며 김종인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대표 측이 대리전 양상을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당= 국민의당은 전당대회 개최시기를 연기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일시적인 휴지기에 불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정면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비호남계열과 호남계열 사이의 갈등이 폭발할 경우 국민의당이 공중분해 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안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김영환 의원(경기 안산)을 사무총장에, 문병호 의원(인천 부평갑)을 수석사무부총장에 임명하는 등 수도권 출신 인사를 대거 중용했다. 특히 문 의원은 전남 영암 출신이지만 안 대표 비서실장을 역임한 대표적 '안철수 사람'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게다가 김 사무총장 인선의 경우 주승용(전남여수시을) 의원을 사무총장에 앉혀야 한다는 호남계의 빗발치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대표의 의지를 관철시킨 바 있다.

이 같은 안철수계의 공격적인 당 요직 포진에도 호남계는 별 뾰족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천정배 공동 대표는 '이번 선거에 미친 호남 기여도가 당직 인선에 반영돼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문제의식은 당연하다"며 "야당에서 호남이 갖고 있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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