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국민의당, ‘손학규 영입’신경전

박지원 “강진토굴 여러 번 노크 중”vs. 정장선 “국민의당 영입은 순수하지 않아”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6-30 11:20:26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의 정계복귀가 임박해 있는 가운데 손 전 대표 영입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30일 날선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정장선 더민주 총무본부장은 국민의당이 손 대표를 영입하려는 데 대해 의도가 순수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 총무본부장은 지난 2011년 손 전 대표가 대표를 지낼 당시 사무총장을 맡았던 인사로 지난 1월 손 전 대표의 러시아 방문길에 동행하는 등 핵심 손학규계로 분류되고 있다.

정 총무본부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국민의당 내에서 손학규 역할론이 커지고 있다'는 질문에 "지금 국가적으로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경륜 있는 분들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하는 부분은 좀더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위기가 생길 때 손 대표를 대안으로 자꾸 거론하는데 순수하다고 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곧 정치에 복귀할 것"이라며 "또 그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당과 국가가 어렵기 때문에 그런 정도 경륜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정계복귀)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손 전 대표가 국민의당 입당은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지난 3일 손 전 대표를 만나 직접 입당을 제의했던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거듭 손 전 대표를 향해 러브콜을 보내는 모습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국민의당 인재풀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그런 의미에서 강진에 계신 손학규 전 대표에게 안철수 전 대표나 제가 많은 러브콜을 했다”며 “그러한 분들이 당에 들어와서 활동도 하고 안철수 대표와 경쟁도 하는 그런 구도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손학규 대표 하고는 특별한 관계이기 때문에 수시로 전화도 하고 그랬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손학규 대표가 당 대표를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겠다고 하는 그런 분은 아니지 않느냐. 국가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큰 그림을 그리고 계시기 때문에 우리 당으로 와서 경쟁을 하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한 당직자도 “줄곧 '새 판 짜기'를 강조해온 손학규 전 대표가 정계복귀하기에는 지금이 적기”라며 “우리 당은 20대 총선 전부터 손학규 전 고문 영입을 위해 손을 내밀어 왔다. 손 전 대표의 정치적인 가치관은 안철수 전 대표와 비슷하다. 국민의당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록 손 전 대표가 더민주 당적을 가졌지만, 문재인 전 대표를 위시한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주류세력과 여전히 불편한 관계가 아니냐”며 “안철수 대표와 함께 '중도개혁'을 표방하는 손 전 대표가 우리 당에 들어오면 대선 경선을 통해 '컨벤션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손 전 대표가 국민의당 영입에 응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손 전 대표는 국민의당은 물론 더민주의 영입제안에도 여전히 뚜렷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손 전 대표 한 측근 인사는 “손 전 대표가 정계복귀 할 경우, 국민으로부터 심판 받은 기존 정당이 아닌 ‘제3의길’, 즉 독자세력화를 시도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