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대통령’손학규, 제3의길로 나아가라

고하승

| 2016-06-30 11:46:14

편집국장 고하승


정치권, 특히 야권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애타게 찾는 정치인이 있다.

그러다보니 정치권 일각에선 그를 ‘전문 구원투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 말하는 그는 바로 전남 강진 백련사 인근 토굴에서 칩거하고 있는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를 일컫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국민의당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 사건으로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는 등 국민의당이 벼랑 끝으로 내몰린 30일에도 어김없이 ‘손학규 등판론’이 등장했다.

지난 3일 손 전 대표를 만나 "국민의당에서 함께 하자"고 직접 입당을 제의했던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국민의당은 안철수, 천정배 두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고 나니 인물난 이야기가 나온다. 조금 더 인재풀을 넓혀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그런 의미에서 강진에 계신 손학규 전 대표에게 안철수 전 대표나 제가 많은 러브콜을 했다”며 수차례 노크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은근히 손 전 대표와 교류가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 그는 “저 하고 손학규 대표 하고는 특별한 관계이기 때문에 수시로 전화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같은 날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서도 손 전 고문에 대한 적극적인 영입 의지를 드러냈다.

박 위원장은 “손 전 고문이 국회의원이나 당 대표에 욕심이 있는 분이 아니다. 정치적으로 큰 그림을 구상을 하고 계시는 분”이라며 “우리 당에 오셔서 안철수 의원 등 당내 대선주자들과 대권 후보의 경선을 한 번 치러 봤으면 좋겠다. 당으로 들어와 안 전 대표와 경쟁하는 구도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영입의사를 피력했다.

이어 “앞으로 손 전 고문을 비롯해 또 다른 여러분들을 만나서 우리당에서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권유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정장선 더불어민주당 총무본부장이 국민의당이 손 대표를 영입하려는 것은 의도가 순수하지 않다며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정 총무본부장은 지난 2011년 손 전 대표가 대표를 지낼 당시 당의 사무총장을 맡았고 지난 1월 손 전 대표의 러시아 방문길에 동행하는 등 손학규계 핵심인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런 정 본부장이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천정배 대표가 물러남에 따라 손학규 역할론이 나오고, 손 전 대표를 대선 주자로든 당 대표로든 모셔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 "지금 국가적으로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경륜 있는 분들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하는 부분은 좀더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위기가 생길 때 손 대표를 대안으로 자꾸 거론하는데 나는 그런 것은 순수하다고 보진 않는다"고 답변한 것이다.

그러면 손 전 대표가 국민의당의 이런 러브콜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정치권 일각에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사퇴로 손학규 전 대표의 발걸음이 국민의당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이 정계에 복귀할 적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판단은 다르다. 손 전 대표가 국민의당에 들어가 ‘구원투수’노릇을 하지 않을 것이란 말이다.

실제 “강진에 계속 노크 중”이라고 밝힌 박지원 위원장은 ‘그런데 문은 아직 안 열렸느냐’는 질문에 “아직 안 열렸다”고 실토했다. 손 전 대표의 마음을 잡지 못했다는 뜻이다.

정장선 더민주 총무본부장도 “손 전 대표가 국민의당 입당은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 손 전 대표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일단 정계에 복귀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국민의 사랑을 받아 왔던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증오의 시대, 분열의 시대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사명감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일 대통령’이라는 구호로 국민통합의 시대를 열기 위해 정계에 복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자면 기존의 정당을 선택하는 것보다 제 3지대에서 독자세력화를 선언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그래야 새누리당 친박패권세력과 더민주 친노패권세력을 제외한 제반 정치세력의 중심인물로 ‘국민통합시대’를 여는 ‘통일대통령’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손 전 대표가 상당수의 정치인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정치인이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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