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층 26%의 의미
고하승
| 2016-07-03 11:42:09
국민의당 탄생으로 양당체제가 3당체제로 재편되면서 유권자들의 선택의 폭은 그만큼 넓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지지정당을 선택하지 못하고 있는 무당층의 비율이 무려 2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13총선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한국갤럽이 7월 1일 발표한 정당 지지도에 따르면 새누리당 30%, 더불어민주당 23%, 국민의당 14%, 정의당 6% 순서로 조사됐고, 지지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의 비율은 26%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6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응답률은 24%로 총 통화 4,179명 중 1,003명 응답 완료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러면 무당층이 이처럼 증가한 까닭은 무엇일까?
국민의당 지지율 하락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실제 국민의당 지지도는 20대 총선 직후인 지난 4월 19~21일 조사에선 25%를 기록했었다. 비록 오차범위이기는 하지만 24%에 그친 더민주를 앞질러 지지율로만 보면 ‘제1야당’인 셈이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선 무려 11%포인트나 빠졌다. 당시 새누리당 지지율은 30%로 이번 조사결과와 동일하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비록 국민의당에 등을 돌리긴 했으나 그렇다고 해서 친박패권주의 정당인 새누리당이나 친노 패권정당인 더민주를 지지할 수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무당층으로 남아 국민의당이 변화하기를 바라거나 아니면 몰락해 가는 국민의당을 대신할 ‘제3당’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른바 ‘김수민게이트’등으로 수세에 몰린 국민의당이 국면 전환을 위해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손 전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경기도지사 시절 정무부지사를 지낸 바 있는 김 의장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 "기존 양당 체제를 극복하는 정치 혁명을 위해 나아가야 하는데, 손학규 전 고문은 그러한 에너지를 충분히 갖고 계신 분"이라며 "손 전 고문이 합리적인 진보, 합리적 보수를 다 아우를 수 있는 정치적인 노선을 갖고 있다. 아마 안 전 대표도 우리 당에 좋은 분이 함께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좋아할 것"이라고 영입의사를 표명했다.
손학규계로 분류돼온 김동철 의원 역시 같은 날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외부 인사 영입을 주장하면서 손 전 고문의 영입 필요성을 거론했다.
아마도 손 전 대표가 국민의당에 입당할 경우, 무당층으로 남아 있는 지지자들을 다시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손학규’라는 큰 상품을 담아내기에는 그릇이 너무나 작다.
물론 손 전 대표의 입당이 무당층으로 남아 있는 옛 지지자들을 불러 모으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권을 창출하려면 그들만 가지고는 안 된다. 새누리당 지지층 일부와 더민주 지지층 일부까지 흡수해야만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자면 손 전 대표는 ‘제3지대’에서 독자세력화를 구축하고, 친박패권주의에 반대하는 새누리당 이탈세력과 친노패권주의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더민주 이탈세력의 중심축이 되어 국민의당과 당대당 통합하는 형태로 나아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남북이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상황에서 영호남 갈등에 진보,보수 이념갈등까지 벌어지고 있는 대한민국은 지금 ‘국민통합’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국민통합을 이룰 적임자는 바로 ‘통일’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정계복귀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는 손학규 전 대표다. 통일은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모든 경제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열쇠이기도 하다.
필자가 손 전 대표를 ‘통일대통령’, ‘경제대통령’이라고 일컫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어쩌면 무당층으로 남아있는 26%의 유권자들은 손 전 대표가 강진에서 내려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