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국민의당, 국면전환 위해 손학규에 ‘러브콜’
“말만 풍성...당 지도부 영입위한 실질적 노력 안보여”지적도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7-03 11:56:00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검찰 수사와 도덕성 문제로 수세에 몰린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 두 야당이 국면 전환을 위해 경쟁적으로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 구애에 나서며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하지만 손 전 대표는 양당의 거듭된 러브콜에도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3일 “홍보비 리베이트 파문으로 당 대표들이 사퇴하는 등 상처가 적지 않은데도 당사자인 박선숙, 김수민 의원의 신병처리가 아직 암초로 남아있다"며 "이런 상황에 손 전 대표가 합류해 준다면 천군만마를 얻게 되는 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30일 취임 일성으로 손 전 대표에게 공개 러브콜을 보낸데 이어 1일에는 김성식 정책위의장까지 나서 거들었다.
김 의장은 손 전 고문이 경기도지사 시절 정무부지사를 지낸 인사다.
그는 이날 한 방송에 출연, "기존 양당 체제를 극복하는 정치 혁명을 위해 나아가야 하는데, 손 전 고문은 그러한 에너지를 충분히 갖고 계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손 전 고문이 합리적인 진보, 합리적 보수를 다 아우를 수 있는 정치적인 노선을 갖고 있다"면서 "아마 안 전 대표도 우리 당에 좋은 분이 함께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계로 분류돼 온 김동철 의원 역시 같은 날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외부 인사 영입을 주장하면서 손 전 고문의 영입 필요성을 거론했다.
더민주는 이런 국민의당 움직임을 견제하고 나섰다.
정장선 총무본부장은 "(국민의당은) 위기가 생길 때 손 전 고문을 대안으로 자꾸 거론하는데 나는 그런 것은 순수하다고 보진 않는다"고 격탄을 날렸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도 이미지가 강한 손 전 고문을 영입하게 되면 우리당에 등 돌리고 떠나는 중도층을 다시 끌어 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호남기반 구축과 확장성 측면에서 국면전환 역할이 클 손 전 대표를 국민의당에게 내 줄 수없다는 더민주의 절박함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손 전 대표의 향후 거취는 안갯속이다.
손 전 대표 측근 인사인 더민주 이찬열 의원은 "더민주를 갈지 국민의당을 갈지는 손 전 대표가 알아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양당이 손 전 대표를 향해 떠들썩한 공개구애를 하면서도 실질적인 영입노력은 기울이지 않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손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양 당 모두 도덕성 문제로 수세로 몰린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말로만 손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을 뿐”이라며 “당 지도부 차원에서 손 전 대표 영입을 위한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손 전 대표는 결국 ‘제3의 길’을 선택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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