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0=손학규 5.0
고하승
| 2016-07-04 14:20:49
국회의원들이 항상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바로 ‘국민 눈높이에 맞추겠다.’는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국민 눈높이가 어떤지 거기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의원들은 손꼽을 정도다.
소위 ‘갑질(甲質)’을 하면서도 아무런 부끄러움이나 죄의식이 없는 사람들이다보니, 국민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아예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일례를 들어보자.
대한민국 국민은 ‘중도’인데 반해 국회의원들은 지나치게 ‘진보’쪽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4일 중앙일보가 20대 국회의원과 일반 국민을 상대로도 정책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실제 국민의 정책이념 평균 지수는 5.0로 정확히 한가운데에 위치한 반면 20대 여야 국회의원의 정책이념 평균은 3.9로 국민보다 1.1 좌측으로 치우쳤다.
이 조사는 중앙 조사연구팀이 전국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전화면접형태로 이뤄졌으며, 정책이념지수는 정치·경제·사회 분야의 각 질문에 ①번을 택하면 0 ②번 3.3 ③번 6.7 ④번 10으로 매겨 산출했다.
국민들이 이념적으로 정중앙을 바라보는데 비해 의원들은 그보다 좌측으로 고개가 돌아간 셈이다. 이것을 두고 ‘국민들이 의원들보다 안목이 부족한 탓’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대단히 오만한 것이고 잘못된 것이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다면 당연히 이념적으로도 국민과 바라보는 방향이 같아야 한다.
그런데 더민주 의원 평균은 2.4로 국민들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 국민들이 똑바로 서서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면 더민주 의원들은 좌향좌를 하고도 모자라서 시선까지 좌측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물론 국민의 이념 평균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정당은 정의당으로 1.7이다. 거기에 비하면 그나마 더민주가 국민의 평균지수에 더 가깝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할지 모르겠으나 이건 아니다.
정의당은 이념정당을 표방하는데 반해 더민주는 대중정당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정당이라면 당연히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하는 것이고, 이념지수 역시 국민과 동일하거나 최소한 엇비슷하기라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념정당인 정의당과 큰 차이가 없으니 걱정이다.
국민의당 정책이념지수 평균은 3.3으로 역시 국민보다는 좌로 치우쳐 있으며, 새누리당 의원들의 정책이념지수 평균은 5.4로 국민보다는 우측으로 치우쳐 있다.
국민의 눈높이에 정확히 맞추는 정당도 없는 셈이다.
그런데 국민의 바라보는 방향과 정확하게 시선이 일치하는 정치인이 있다.
서울경제가 한국리서치에 의뢰에 지난해 12월 23~24일 전국 성인 1,000명(500명씩 두 그룹)을 대상으로 벌인 신년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주순에 표본오차 ±3.1%p)에 따르면, 여야 유력 정치인들 가운데 가장 중도적인 인물로 손 전 대표가 꼽혔다.
당시 설문조사에서는 “○○씨의 이념성향이 어떠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매우 진보면 0, 중도이면 5, 매우 보수면 10 등 0에서 10사이의 숫자로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물었다.
그 결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평균 6.9로 가장 보수 성향의 후보로 인식되고 있었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3.7로 가장 진보적인 후보로 지목됐다. 반면 손학규 전 대표는 5.0으로 나타났다. 이념적으로 모든 정치인들 가운데 정중앙을 바라보는 유일한 정치인인 것이다.
손 전 대표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5.7)보다는 조금 좌측에 있지만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4.4)보다는 약간 우측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물론 <중앙일보>의 조사방식과 <서울경제>의 조상방식에 약간의 차이가 있어 이 두 가지 조사를 하나로 묶어 해석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국민의 이념지수 평균 5.0, 손학규 전 대표 이념지수 5.0이라는 결과가 나타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바로 이런 정치인이 우리나라의 최고지도자가 돼야 한다. 국민과 이념적으로 같기 때문에 국정운영과정에서 국민갈등을 유발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고, 더 나아가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손 전 대표야말로 남북갈등을 치유하고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통일대통령’의 적임자 아니겠는가.
모쪼록 이번 설문조사 결과가 다른 정치인들로 하여금 이념적으로 최소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는 시늉이라도 내도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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