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8.27 전대는 ‘친문잔치’?

비노, “어차피 질 게임” 냉담...전대 이후 ‘빅뱅’ 가능성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7-26 11:15:53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8.27 전당대회가 비주류의 외면으로 '그들(친문)만의 잔치'로 끝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당 관계자는 26일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대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비노, 비주류 의원들의 분위기는 냉랭하다”면서 아예 전당대회장에 안 가겠다고 하는 의원들도 있다”도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더민주 전대 상황은 친박계와 비박계가 경쟁적으로 당권 및 최고위원 도전에 나서는 새누리당 전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더민주 내 한 비주류 인사는 “새누리당을 ‘박근혜 당’이라고 하지만 거기엔 비박 당권주자들이 도전장을 내밀어도 될 정도인데, 우리는 문재인 전 대표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아예 당권은 꿈도 못 꿀 상황”이라며 “비주류 일각에선 ‘문재인 독주 당’이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당내 사정을 전했다.

실제 김부겸, 박영선 의원 등 비노 진영 중진들은 일찌감치 전대 불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당권도전에 나선 추미애 송영길 의원과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은 모두 친문계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전대가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 진영을 의식한 ‘문심(文心) 잡기 경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이미 출마의사를 밝힌 세분 모두 사실상 문재인 전 대표만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니냐”라며 “당 안팎에서는 ‘친문 진영 핵심 인사가 A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거나 ‘친문 진영이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았다’는 등 ‘문심’을 둘러싼 소문이 무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심이 당내 경선의 모든 것을 좌우하고 있다”며 “사실상 이번 전대 역시 최고위원들도 그렇고 결국 ‘친문의 잔치’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원내대표, 국회의장 경선에서 비노 진영은 친문·주류 진영에 완패했다. 특히 문희상, 정세균, 이석현, 박병석 의원이 경쟁했던 의장 경선에서 문심을 얻은 정 의장이 예상을 뒤엎고 71표라는 압도적 지지를 얻어 당선되기도 했다.

게다가 문 전 대표의 대표 재임 시절 입당한 ‘온라인 당원’들이 대거 권리당원으로 전환된 것도 비노 진영의 무기력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2·8 전대에서는 비노 진영이 권리당원 투표에서 이겼지만 온라인 당원들을 권리당원으로 전환시키면서 비노진영의 입지가 축소될 수 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이번 전대에서 결국 ‘문심’으로 대표가 결정된다면 비노의 입지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국 당의 원심력이 강해져 연말이나 내년 초에 또 한 번의 정계 개편을 이끄는 동력이 될지도 모른다. 당장 손학규 전 고문이 정계 복귀 시점을 8월 전대 뒤로 미룬 것도 이런 당내 분위기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종걸 의원이 비노 진영을 대표해 전대 출마를 적극 고려하고 있지만 정작 비노 의원들의 반응은 미지근할 뿐만 아니라, ‘어차피 질 게임에 뛰어들 필요가 없다’며 강하게 만류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며 “비노 의원 사이에서는 전대 이후 정치권 ‘빅뱅’을 기대하는 기류도 감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전 대표가 2012년 민주통합당(옛 더민주)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을 때, 당의 주류는 친노계로 통칭됐으나 4년이 지난 현재,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없어도 ‘친문계’를 자처하며 문 전 대표를 돕는 의원들이 생겨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참여정부 인사와 부산지역 친노계,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초선 등이 친문계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 중 초선들은 ‘더벤저스’라는 모임을 구성하고 있고, 함께 영입됐으나 낙선, 낙천한 인사들과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며 “이번 8ㆍ27 전대에 출마한 후보들이 당내 정치에 거리를 두고 있는 문 전 대표 대신 여러 갈래로 나뉜 친문계의 지지를 선점하려고 열심인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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