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비주류' 이종걸 당권도전 했으나

다수파 ‘친문’ 벽에 막혀 ‘컷오프’ 될 수도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7-27 10:34:39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이종걸 의원이 27일 당대표 경선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나 ‘컷오프’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수파인 친문(친문재인)진영의 표심을 확보하지 못할 거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제가 비주류의 대표 격이 되면서 저의 패배가 비주류의 패배가 될 수 있어 신중하게 생각했으나 이대로 당의 불길이 꺼지게 할 수는 없다"면서 "당은 여러 입장이 살아 움직이는 용광로가 돼야 한다. 이를 통해 더 강한 강철을 만드는 데 불쏘시개 역할을 하겠다"고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특히 그는 당내에서 비주류의 입지가 좁아지고 친문진영의 입김이 강화된 것에 대해 "당이 하나의 방향으로만 가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초와 맞지 않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덜민주당'이 된다면 대선에서 국민의 의지를 모으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표의 경우 가장 영향력이 크고 가능성이 있는 지도자이지만, (대선후보 선출) 과정이 민주적이어야 하고 다른 주자들의 기회를 차단해서는 안 된다"며 "안으로는 성을 지키고 밖으로는 성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설사 결과가 예상된다고 해도 많은 분들에게 기회를 줘 변화와 변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경선은 국민참여경선 같은 새로운 절차를 만들 지도부를 뽑아야 한다"면서 "그 점에 제가 가장 가깝고, 공정하고 개방적인 관리자로서 야권 전체연대의 적임자 역할도 제가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전대가 지나치게 친문에 대한 구애로 매몰됐다는 지적에 "당이 스스로를 불리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의 출마로 더민주 당권 경쟁은 추미애 송영길 의원,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에 이어 비주류인 이 의원이 합류하면서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하지만 그동안 약화된 당내 비주류 세력을 고려하면 이 의원은 컷오프 문턱을 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더민주는 후보가 4명 이상 출마할 경우 예비경선을 통해 이 중 3명을 본선에 올리기로 했다.

이 의원의 합류로 그동안 본선을 염두에 두고 뛰던 후보들은 눈앞의 예선에 주력해야 하는 등 전략의 일부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추미애 송영길 의원과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 등이 출마선언을 한 상황에서 이 의원의 출마로 '컷오프'를 위한 예비경선이 치러지면서 전체 당권경쟁 구도가 크게 변할 것”이라며 “다른 후보들이 모두 범주류로 분류되는 만큼 오히려 예비경선에서 비주류의 표가 이종걸 의원 쪽으로 결집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당 관계자는 “현재 현역의원과 지역위원장 등 중앙위원 상당수가 당내 최대계파인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인사들로 채워져 있어, 친문진영에 대한 후보들의 '러브콜'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류 표가 세 후보에게 분산되더라도 비주류인 이 의원이 컷오프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출마여부를 저울질하던 친문계 정청래 전 의원은 주류표 분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결국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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