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최고위원도 문재인계 독식하나
서울시당위원장에 김영주-인천시당위원장에 박남춘 선출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8-21 13:00:00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과 인천시당위원장에 문재인계 인사들이 당선됨에 따라 최고위원들마저 문재인계가 독식하는 거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더민주 서울특별시당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문재인계 김영주 의원은 52.9%의 득표율을 기록해 47.1%의 득표율을 기록한 박홍근 의원을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김 의원은 대의원 투표에서는 48%의 득표율로 박 의원에게 뒤졌으나 권리당원 ARS 투표에서 앞서며 결과를 뒤집었다.
서울시당위원장 선거는 권리당원 대상 ARS 전화 투표 50%와 대의원 투표 5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선거과정에서 김 의원은 친문세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왔다. 문재인 전 대표의 측근인 최재성 전 의원을 비롯해 정청래·김용익·김현·진성준·최민희·김광진 전 의원 등이 김 의원을 지지하고 나섰다.
서울시당위원장으로 선출된 김 의원은 앞서 제주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된 3선의 김우남 전 의원과 호선을 거쳐 1명이 당 최고위원으로 진출하게 된다.
같은 날 오후 인천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인천광역시당 정기대의원대회에서는 문재인계 박남춘 국회의원(남동갑)이 손학규계 박우섭(남구청장) 후보를 여유 있게 누르고 당선됐다.
인천시당위원장은 경기도당위원장 당선자 중 1명은 호선을 통해 중앙당 권역별 최고위원으로 선임된다.
한편 더민주의 최고위원 선출은 지난해 혁신위 결정에 따라 전국을 5개 권역(서울·제주, 인천·경기, 강원·충청, 호남, 영남)으로 나눈 뒤 각 시·도당대회에서 선출된 시·도위원장이 호선으로 권역별 최고위원을 맡고, 여성·청년·노인·노동·민생 분야 전국위원장 5명을 뽑아 부문별 최고위원을 겸직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렇게 선출된 10명의 최고위원은 당대표, 원내대표와 함께 12명의 최고위원회를 구성하게 된다.
당 관계자는 “구조적으로 계파 안배가 이뤄지던 과거 최고위원 선거와 달리 특정 계파 쪽 당선자가 압도적 다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계파 해소를 위해 만든 혁신안의 원래 취지와 달리, 지역·부문을 불문하고 당 주류인 친문재인계 인사들이 지도부를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 “과거 1인2표제를 기반으로 전국단위 선거를 했을 때는 중대선거구제처럼 주류가 많아 봐야 당대표 1인과 최고위원 2인 정도를 차지했지만 이번처럼 1인1표제로 시·도당과 부문별로 각각의 대표를 뽑는 상황에선 소선거구제처럼 승자독식 구조가 돼 당 주류가 독식할 수밖에 없다”며 “특정 계파가 독식하면 애초 혁신안의 취지와 달리 당의 활력이 떨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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