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손학규 ‘러브콜’ 하지만...

孫, 국민의당 입당 가능성 희박...‘제 3세력’ 정치결사체 만들 듯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8-22 10:30:24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국민의당이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까지 나서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영입을 위해 공을 들이는 모습이지만 성공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안 전 대표는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내 고 박형규 목사 빈소를 찾아 손 전 고문과 면담을 갖고 "예전에 (손 전 고문이) 했던 말대로 '저녁이 있는 삶'이 요즘은 정말로 필요한 때"라며 "언제 한번 편한 시간이 있으면 저녁이 있는 삶과 격차해소 문제에 대해 깊은 말씀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가 언급한 '저녁이 있는 삶'은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손 전 고문의 정치철학을 담은 선거구호로 사실상 손 전 고문 영입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다.

김영환 국민의당 사무총장도 같은날 기자간담회에서 손 전 고문의 ‘새판짜기’에 대해 "국민은 새 판을 짜야 한다 해서 제3당 선거혁명을 했고 중도개혁 제3정당을 세웠다. 여기에 무슨 또 새판을 짜는 일이 필요하겠나"라며 "국민의당에서 (손 전 대표가) 힘을 모으면 된다"고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이어 "친박·친노가 아닌 중도세력을 국민의당에 집결하면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손 전 고문이 입당할 경우 위원장직을 내놓고 경선규칙 결정권까지 내주겠다고 전향적인 제안을 한 상황이다.

국민의당이 이처럼 손 전 고문에게 적극적인 구애공세를 펼치는 것은 더민주의 야권통합론에 맞불격으로 내세우고 있는 '중도세력 둥지론' 확장을 위한 방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더민주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낸 당권주자들이 연일 경쟁적으로 야권통합론을 언급하고 있다. 김상곤 후보는 호남회복 뒤 야권연대, 이종걸 후보는 계파척결을 통한 야권통합, 추미애 후보는 '강한야당' 구축 뒤 야권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더민주 유력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DJ) 서거 7주기 추도식에서 "지난 총선에서 야권이 서로 경쟁했지만 내년 대선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다들 뜻을 함께하게 되리라 믿는다"고 야권통합론에 가세했다.

더민주가 총체적으로 국민의당 '세몰이'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배경과 관련, 정치권은 더민주의 야권통합론이 공감대를 넓힐수록 국민의당 입지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최근 지역구 당원모집 현장에서 "어차피 더민주와 합칠텐데 뭐하러 입당하느냐"는 얘기가 나와 지역위원장들이 애를 태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중도세력 둥지론'으로 국면전환을 노리는 국민의당 입장에선 손 전 고문 영입카드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22일 “어제 안철수 전 대표가 손학규 전 대표를 만나 '저녁이 있는 삶'이 필요한 때라며 깊은 대화를 제안한 것도 중도세력 규합과 무관치 않은 행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손 전 고문 측 관계자는 손 전 고문의 국민의당 입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국민의당이 ‘중도세력 둥지’ 역할을 하기에는 그릇이 너무 작지 않느냐”며 “당 밖에서 친박-친노 등 배타적인 세력을 제외한 모든 정파를 묶어내는 정치결사체를 만들고, 거기에 국민의당도 함께 하는 게 올바른 ‘중도세력 둥지론’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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