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여권발 개헌론 시동

비박계-야권도 개헌론 봇물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10-10 10:41:54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정치권에서 최근 여권발 개헌론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이미 개헌론에 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이날 여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 원내대표가 최근 청와대 관계자에게 정기국회에서 노동개혁법, 경제활성화법 등 주요 법안과 내년 예산안을 처리하는 데 원내대표로서 쓸 카드가 없다. 개헌특위 구성은 받아야 한다는 뜻을 전했고, 이에 청와대 측은 정 원내대표가 알아서 하라. 다만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에 지장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도 정기국회에서 내년 예산안을 잘 마무리하면 개헌특위를 구성할 수 있다며 대통령 중심제는 이미 한계가 왔으니 국민들의 정치 걱정을 덜어드리려면 근본적인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와대가 개헌 논의가 블랙홀이라며 반대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개헌을 논의하겠다는 데 (청와대가) 막을 방법은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그는 청와대에도 그런 뜻을 전달했느냐는 질문엔 그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정 원내대표는 개헌방향에 대해선 우리 국민은 만나는 사람마다 정치 걱정을 하는데 독일 국민은 1·2당이 연정을 하는 안정된 성숙한 정치체제에 걱정 없이 발을 뻗고 잔다며 독일식 연정론을 제안했다.

다만 그는 개헌 논의는 지금처럼 밀린 숙제가 많은 상황에서는 주요 현안과 내년 예산안을 잘 처리한 뒤에 가능하다며 다른 일은 아무것도 안 하면서 개헌 논의가 가능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정현 대표도 지난 9월 국회 대표연설에서 학계와 국민의 참여로 개헌 논의를 시작해 정치권 합의로 개헌 추진 방법과 일정을 제시하자고 한 바 있다.


비박계에서도 개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김무성 전 대표는 패권주의 정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헌 관련 발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승자가 독식하는 현행 권력구조가 여야 간 죽기살기 식의 극한 대립을 낳아 정치가 마비됐다며 영웅의 시대는 갔다. 여야가 권력을 나누고 연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야권에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대세론이 강해질수록 기울어진 판을 흔들 개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분출되고 있다.

문 전 대표가 지지율에서 독주를 하고 있고, 4.13 총선 승리 이후 친노계(친문계)가 사실상 당권을 장악하고 있어, 개헌을 매개로 판을 흔들지 않고서는 문 전 대표와의 대권 경쟁이 무의미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개헌 동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구체적인 개헌 방향 등 각론에 있어서는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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