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문재인 안철수 불안하다
고하승
| 2016-10-17 12:42:55
내년 대통령 선거가 이제 불과 1년 2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도 여야 모두 확실한 대권주자가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이른바 ‘대세론’ 주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각 당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사람들은 정당 지지율을 견인하기는커녕, 오히려 정당지지율에 빌붙어 기생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실제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10일부터 14일까지 전국 성인 25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7일 발표한 주간집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 후보로 거론되는 반기문 총장의 지지율은 24.0%,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20.1%, 안철수 전 대표는 9.6%로 나타났다.
이들이 이른바 ‘빅3 후보’들이다.
그런데 정말 한심하다. 이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자신이 현재 속해 있거나 앞으로 속하게 될 정당의 지지율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정당지지도의 경우 새누리당은 31.5%, 더불어민주당은 30.5%로, 국민의당은 12.6%로 각각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반 총장은 새누리당 지지율보다 낮고, 문 전 대표는 더민주 지지율보다도 낮으며.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 지지율보다도 낮은 것이다.
(이 여론조사는 전화면접·스마트폰앱·자동응답 혼용 방식으로 무선전화 80%와 유선전화 20%병행 RDD 및 RDSP 방법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이며 응답률은 전화면접 16.8%, 스마트폰앱 41.4%, 자동응답 5.7%로 전체 10.4%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여론조사 결과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이들은 정당지지율 때문에 그나마 현재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으로 결코 정당 지지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주자들은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경우, 대선주자들이 반기문 총장과 문재인 전 대표 한사람씩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당지지율보다도 다소 낮을 순 있다.
5년 전 이맘 때 쯤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지지율이 42.8%인 반면, 새누리당 지지율은 45.4%로 당 지지율이 2.4%p 높았다. 비록 박근혜 예비후보 지지율이 정당 지지율보다 낮기는 했으나 그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별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당시 여권에도 정몽준 이회창 김문수 등 쟁쟁한 예비후보들이 몸을 풀고 있던 시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반기문 총장은 새누리당 지지율보다도 7.5%p나 낮고 특히 문재인 전 대표는 더민주 지지율보다도 10.4%p나 낮다. 안철수 전 대표는 국민의당에서 다른 주자들이 없음에도 정당지지율보다도 낮다.
결국 이번 여론조사로 ‘빅3후보’는 정당 지지율을 갉아먹는 ‘식충이 주자’에 불과하다는 게 입증된 셈이다. 이런 주자를 가지고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기를 기대하는 건 연목구어(緣木求魚)처럼 어리석기 짝이 없는 바람이다.
따라서 여당이든 야당이든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불안한 후보’를 버리고 ‘필승후보’를 찾아 나서야 한다는 말이다.
실제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경우는 아직 임기가 끝나지 않은데다 해외 체류 중이어서 아직까지는 ‘검증 화살’에서 자유로운 편이지만, 본격적인 검증이 시작될 즈음에 어떤 ‘한방’이 터져 나올지 모른다.
문재인 전 대표는 ‘송민순 회고록 파문’과 ‘개헌론’ ‘정계개편론’ 등 정치권에서 쏘아올린 탄환으로 인해 벌써부터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다. 특히 송 전 장관의 회고록 파문은 ‘직격탄’이 됐다.
안철수 전 대표는 존재감이 사라진지 오래다. 한때 안 전 대표의 '복심(腹心)'으로 불렸던 이태규 의원이 17일 교통방송 라디오 나와 ‘안철수-반기문 연대’ 가능성에 대해 "친박 후보가 아니고 그 어떤 중도를 지향하거나 새로운 어떤 정치의 지형을 꿈꾼다면 같은 논의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고 분위기를 띄운 것은 이런 연유일 것이다.
그러면 누가 대안이고 필승후보인가?
솔직히 아직은 잘 모르겠다. 다만 전남 강진에서 정계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하산한다면, 그를 눈여겨 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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