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거국내각 수용 문제 놓고 이견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10-31 12:45:35

김부겸 “거국내각 통해 진상규명해야”
추미애-우상호 “국면전환용 못 받아”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누리당 지도부가 31일 거국중립내각 구성에 대해 전격수용하고 나섰으나 그동안 이를 요구해왔던 야당의 변심으로 현실화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결정은 (당이 아닌)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면서도 “당 최고위에서 (거국내각 구성)의견을 모아서 (박 대통령에게)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이어진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야당이 이에 대한 당초의 입장을 바꾸면서 회의시작 8분 만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에 이르렀다.

관계자 전언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실에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지원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거국내각구성을 대통령에 건의하기로 했다는 당 방침을 밝히자 야당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꼼수”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이날 의총에서 "공범인 집권여당이 이제 와서 상설특검을 뻗대기하거나 입으로만 거국내각 구성을 외치는데 그런 말할 자격조차 없다. 국정 혼란을 운운할 자격조차 없다"고 새누리당의 거국내각 구성 제안을 일축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같은 날 국회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특별법에 의한 특검을 통해서만 진상규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검찰을 바로 세우기 위해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반드시 이번 정기국회에서 만들어야 한다”며 “어떤 반성도 없는 여당의 거국내각 제안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야당의 주장을 안 받아들이면서 거국내각하자는 것을 어떻게 신뢰하느냐”라며 “그런 국면전환용 (제안을) 야당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보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야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개재한 '진실규명을 위한 거국중립내각을 요구함'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거국중립내각에 앞서 진상규명부터 해야 한다는 당 지도부와 다른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거국중립내각의 가장 큰 임무는 두 가지"라면서 "하나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수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최순실 국기문란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관련자 처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국중립내각의 총리는 이 두 가지 임무를 확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면서 "경륜과 수사 의지를 두루 갖춘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의원은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들이 즉시 만나 거국중립내각에 대한 밑그림을 준비해 달라"면서 "대통령은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들이 준비한 밑그림을 그대로 수용하고, 거국중립내각이 조속히 출범할 수 있도록 모든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낮 국회에서 의원총회 결과 브리핑을 통해 "의총에서 발언한 23명 중 상당수 의원은 국회 주도의 거국중립내각이 국민 분노와 불안을 해소할 방법이라고 주장했다"고 논의 내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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